사지 말고...... 게임패스에 있으니 그걸로 찍먹하세요. 헤어브레인드 스킴스는 배틀테크, 섀도우런 등 주목할만한 턴제 RPG를 만들었던 회사입니다. 섀도우런 트릴로지는 CRPG팬이라면 꼭 해봐야할 명작이었습니다. 특히나 2편과 3편은. 배틀테크는 최적화 쪽으로는 문제가 좀 있을지 몰라도 게임 자체가 매력적인 IP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구현해낸 플레이 메카니즘도 훌륭하여 모딩 커뮤니티가 남아있을 정도로 아직 살아있는 게임입니다. 그래서 믿고 샀는데 이번의 신작은 좀 어렵다... 0. 한국어 없음. 사실 이 게임사가 한국어 지원 해준 적이 없긴 함. 1. 엑스컴에 코만도스를 섞은듯한, 은신, 전투를 이원화하는 시도는 좋았으나 서로 자연스럽게 전환된다기 보다는 억지로 접붙인 것처럼 느껴진다. 전투는 평이한 수준이고, 은신 파트는 시간 정지 없이 오로지 실시간으로 플레이해야하기 때문에 여러 적을 여러 아군이 한 번에 샤샤삭 해결하는 코만도스 특유의 그런 즐거움이 이 게임에는 없다. 2. 캠페인 맵은 엑스컴처럼 진행되지만 엑스컴보다 발전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한 예로 한 팀에는 3명까지 들어갈 수 있는데 캠페인에서 6명의 인원을 모아도 한 주차에는 단 한 팀만 파견할 수 있다. 3명 씩 두 팀으로 굴릴 수가 없다. 엑스컴은 되는데... 3. DAY 1 캐릭터 DLC. 파라독스야 이건 좀 아니잖니... 더 웃긴건 얘네 이래놓고 2천만 달러 손해봤다. 4. 플레이 중 화면 고정. 화면이 현재 조작하는 캐릭터에게 붙어서 움직이지 않는다. 대신 Recon 모드, 그러니까 정찰 모드를 켜면 일반적인 턴제 전략 게임의 시점으로 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정찰모드 어떻게 만든건지는 몰라도 렉이 엄청나게 많이 걸린다. 쓰면 쓸수록 고통스러울 정도로 렉이 점점 더 심해져서 나중에는 안 쓰게 된다. 그런데 턴제 게임에서 안 써도 플레이 할 수 있냐고? 이게 다음 문제로 연결된다. 5. 맵은 정글, 도심, 도서관, 항만 등등 여러 테마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테마마다 맵이 자동생성되는게 아니다! 맵은 한 2-3개 정도로 고정된 맵이다! 3주차 전에 갔던 항만에 또 가서 똑같은 자리에 다른 적이 있는걸 보아야한다. 어차피 정해진 장소에 목표물과 적들이 있는게 뻔한데 정찰 모드를 쓸 이유가 없다. 이건 핍진성 측면에서도 문제이다. 세상 어느 정신나간 비밀결사가 별 볼 일도 없는 똑같은 항만이나 똑같은 옥상 맵에 둥지를 틀고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6. 무료하게 반복적인 플레이. 뭐 사실 턴제 게임이라면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스토리, 다양한 캐릭터, 시스템, 적, 보스, 미션 목표, 맵 등으로 시선을 돌리게 하는건데... 이 게임은 이런 부분에서 실패한 것처럼 느껴졌다. 도중에 플레이하기 지루해졌다는 의미다. 맵의 반복성이 이런 점을 가속시켰다고 생각한다. 어디까지나 은신은 보조이고 전투가 메인인 게임인데 늘 같은 구도의 전투가 지속되는 것은 장르의 정체성을 해치는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