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자와 함께 떠나는 자기성찰적 게임 말은 거창하긴 한데, 정확히 말하자면 게임 내 세계를 탐험하면서, 종종 나오는 거울에 비추어진 그림자와 얘기하다가 결국 세계를 탈출하면 되는 간단한 게임이다. 그림자와 나누는 이야기는 나에 대해 물어보거나, 약간 자기계발서에 볼 듯한 상투적인 말도 있으면서, 가끔은 예상치 못한 사소한 이야기를 나눌 때도 있는데, 대부분은 뭔가 어디서 들어봤는데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려서 잊어버린 거 같은, 혁신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도 인상깊었던 점은 그림자가 나에게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한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있는데, 이 대답에 따라 그림자의 모양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예를 들자면, 게임 초반부에 강아지를 좋아하는지 고양이를 좋아하는지 물어보는데, 대답에 따라 그림자의 얼굴이 강아지 또는 고양이로 바뀐다. 사실 의도는 꽤 나쁘지 않은 게임인데, 실제 게임플레이 부분인 퍼즐 플랫포머 부분이 그리 재밌지는 않아서 (다행히 난이도는 후반부에 나오는 부분 빼고는 꽤 쉬워서 다행이었다) 실망스러웠던 게임이다. 게임 내 편의적 기능은 나름 있지만 (특정 스테이지로 텔레포트 및 달리기) 주인공의 움직임이 매끄럽지 않아서 재미가 반감된 부분도 있었다. 왜냐하면 게임 내 색감을 다양한 종류를 안 쓰다 보니 몇몇 구간에서는 벽과 벽의 경계를 알기 어렵고, 주인공이 결정적으로 점프를 못해서 진짜 점프 하나만 되도 쉽게 넘어갈 부분들을 몸을 비틀며 넘어갈 때도 있다. 차라리 게임 내 그래픽이나 레벨들을 좀 다듬어서 비싸게 팔았으면 괜찮은 게임이 되었을 수도 있어서 더욱 아쉬웠던 것 같다. 결론적으로,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그걸 보여주는 방식이 약간 답답한 게임. 그래도 플레이타임은 약 1시간 30분 정도 하고, 4400원이라는 점을 따져보면 가격 대비 분량상 나쁜 게임은 아니니 일단 추천은 한다. 여담) 게임 자체는 짧지만 엔딩까지는 일직선형 진행은 아니여서, 몇몇 스테이지의 경우 엔딩을 보기 위해 달려만 가다 보면 놓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게임 자체도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엔딩을 보기 전 모든 세계 및 스테이지를 한 번 훑어보는 걸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