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심하게 복고풍 코스믹 호러 어드벤처 // 10점 만점에 7.5점 호러 할인 특집으로 이 게임의 배너를 본 순간 저는 이것을 플레이하지 않고는 잠이 안 오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바로 구매하고 플레이에 돌입했답니다. 그리고...와우, 제가 생각했던거랑 조금 다른 느낌의 게임이더라구요. 저 배너에서 짐작할 수 있다시피 이 게임은 코스믹 호러를 중점으로 다루는 3D 어드벤처 게임이에요. 갑툭튀 요소 없이 위압감 있는 분위기를 시청각 양측에서 다방면으로 꽂아넣는 게 참 인상적이었네요. 짧지만 강렬한 내용의 시나리오를 타고 분위기만으로 불길함을 자아내는 게 정말 기분좋더라구요. 연출이나 스크립트도 게임의 분위기에 걸맞게 불길하면서도 감각적인 것이 마치 실버 사건의 호러 파트를 감상하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90년대 공포 감성, 이거 참 매력적이거든요. 덤으로 진진엔딩을 보고 시나리오를 곱씹어 보면 제작자가 어떤 의도로 이런 코스믹 호러를 다루게 되었는지에 대한 힌트가 되다보니 감회가 또 새로워지기도 한답니다. 게임플레이 자체는 정말 가벼운 파쿠르를 가미한 텍스트 어드벤처에 가까운 게, 우리 요새 이런걸 워킹 시뮬레이터라고 하던가요. 대신 NPC들과의 상호작용에 따라 약간 비선형적인 방향으로 진행할 수도 있어서 롤러코스터 느낌까지는 들지 않더라구요. 다만...비선형적인게 맞긴 한데, 일반적인 엔딩 분기가 '어떤 NPC와 대화하기'로 전부 갈리는 점에서, 주인공과 NPC들의 각기 선택들을 납득하지 못하게 하지도 않는데도 플레이 느낌이 심심하다는 느낌이 적잖이 들더라구요. 복고풍인건 좋은데 게임플레이 디자인까지 세련되지 못할 이유는 없었을텐데...다만 스토리 자체의 흐름을 감성적으로 따라가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느꼈어요. 어디까지나 게임성 면에서 괜서리 심심하다는 느낌. 정리하자면 하루 간식처럼 즐길 만한 짧고 인상적인 호러 게임이었다고 생각해요. 갑툭튀 하나 없는 건 또 보너스. 토끼 사진(ㅠㅠ)도 보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