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테러 사건과 관련된 다섯 명의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가 얽혀가며 다양한 시점으로 하나의 지역을 바라보는 게임 도시의 중심부에 신원을 알 수 없는 테러리스트에 의한 폭탄 테러 사건이 발생한 뒤, 해당 사건의 정황과 이후 도시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 대한 다섯 명의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게임이다. 초반부 테러 사건만 보고 스팀 초창기에 했었던 게임인 Orwell 이 생각났고 실제로 이 게임과 같이 하나의 사건을 분석적으로 바라보며 해당 사건 뒤의 숨겨진 배후나 더 큰 조직을 소탕하는 이야기를 다룰 줄 알았으나, 의외로 그런 음모론적 및 사회비판적인 이야기보다는 각각 개인의 배경, 시점 및 그들의 스토리를 풀어나가며 이들이 어떻게 도시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 관여하였는지에 대해 - 즉, 좀 더 개인적이고 감성적인 시점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게임의 진행 방식 및 특징들은 다음과 같은데 : 1. 서로 다른 다섯 명이 테러 사건과 관련되어 있으며, 이들의 배경은 극과 극으로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큰 사건 내 이 다섯 명의 시점이 잘 녹아 들어가고, 이 시점들은 극단적이고 의문을 불러 일으키기보다는 어느 정도 몰입 및 공감이 가능할 정도로 서술이 되었다. 참고로 다섯 명의 배경은 다음과 같은데 : - 테러 사건의 용의자에 대한 정보 수집 및 이후 사건들에 대해 조사하는 입장인 Farah - 테러 사건의 유력 용의자의 아버지인 Haziq - 도시의 기자이자 본인만의 기사 정신이 있는 Beth -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특정 단체와 휘말리게 된 Mike - 테러 사건이 일어난 후 영상을 찍어 SNS에 올렸다가 순식간에 엄청난 화제가 된 Marcus 게임 내애서는 이 다섯 명의 사람들이 처음부터 만나서 말을 트는 게 아니라, 그들의 과거, 현재, 그리고 테러 사건 이후 그들에게 일어나는 반향들을 다루며 어떻게 누가 누구와 만나는지 자연스럽게 스토리에 그러한 만남들이 녹아들게 한다. (예를 들어, Beth가 Marcus를 인터뷰하기 위해 만나는 이야기나, Farah가 Mike를 취조 대상으로 보게 되는 이야기에서 서로가 서로를 어떠한 관점으로 보는지를 쉽게 유추해낼 수 있다.) 또한, 다섯 명의 시점에서 다룬 이야기가 아닌 "Extra" 로 매긴 추가적인 이야기들을 다룸으로써, 제 3자의 관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들을 통해 분위기 전환 및 플레이어가 다른 방식으로 스토리를 바라보게 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2. 약 4시간 정도 동안 진행되는 이 게임의 스토리는 하나의 거대한 텍스트의 벽보다는, 마치 거미줄처럼 테러 사건의 발생을 중심에 두고 여기서 가지치기를 통해 다섯 가지의 방향으로 스토리를 바라볼 수 있게 진행된다. 여기에 더해, 이야기의 진행 방식은 짧은 조각글을 읽으면서 거미줄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되어 있어, 하나의 인물의 시점으로 스토리를 쭉 보는 게 아닌, 하나의 인물에 해당하는 조각글들을 읽다가 다른 인물의 이야기가 궁금하면 바로 전환할 수 있을 정도로 스토리의 진행을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왼쪽 >>>> 오른쪽 = 과거 >>>> 현재" 와 같이 시간의 흐름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어 한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헷갈릴 일도 없다. 3. 맨 위에 이 게임은 음모론적 및 사회비판적인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다고 적었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개발자의 시선이 어느 정도 무시될 수는 없는 방향으로 스토리가 진행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사회비판성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에서 높이 산 점은 멀티 엔딩과 개발자의 코멘터리였다. 전자의 경우, 게임의 중 ~ 후반부에 가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가 나오는데, 이로 인해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야기의 결말을 정할 수 있고, 이렇게 하나의 고정된 결말로 게임을 굳히지 않아서 플레이어에게 굳이 개발자가 "가장 이상적인 결말" 로 여긴 엔딩을 거부할 수 있는 선택권을 준다. 후자의 경우, 게임의 몰입을 방해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으로 게임 내 상황에 대해 등장인물의 시점이 아닌 전지적인 시점에서 이러한 방식으로 스토리를 서술하게 된 방향성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서, 게임의 스토리 및 사건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해주었다. 특히, 이야기를 적어 내려갈 때 어느 방향으로 사건을 서술할지, 이 인물이 왜 이러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는지, 왜 이 장면을 넣었는지에 대해 개발자의 고뇌 및 실제로 본인에게 일어난 일들을 게임 내 어떻게 결합시켰는가를 알아볼 수 있어 좋은 기능이었다고 생각한다. 이토록 게임 내 스토리의 서술이나 진행 방식은 마음에 들었으나, 역시나 모든 텍스트 기반 게임이 그렇듯이 영어로 된 문장이 매우 많이 나오며, 이 때문에 영어와 담을 쌓았다면 멀리하는 걸 권장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하나의 소설을 읽고 싶은 생각이 들 때 해당 게임을 해보는 걸 추천한다. 민감한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고, 게임의 스토리가 흘러갈 방향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충격과 반전이 가득한 스토리와는 거리가 멂에도 불구하고, 교훈적이고 진부한 이야기와는 확실히 결을 달리하려는 노력이 느껴졌기 때문에 한 번 쯤은 해봐도 나쁘지 않을 게임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