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를 해 보고 재밌어서 본편을 기다렸다 구매했는데, 결론적으로 너무 실망스럽습니다. 기본적인 분량은 프롤로그의 두 배 남짓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굉장히 부족합니다. 프롤로그가 아니라 베타 버전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똑같은 시스템을 조금 큰 섬으로 옮긴 것 뿐입니다. 무료 버전인 프롤로그 파트만으로도 게임에서 보여주는 대부분의 콘텐츠를 맛보기에 충분해요. 프롤로그든, 본편이든 배를 수리한 후 섬을 떠나면 끝입니다. 수리만 하면 1시간 정도에 엔딩을 볼 수 있습니다. 크레딧 이후 진행하면서 확실하진 않지만 아마도 개구리들을 마저 돕고 집을 짓고 레이스를 완료하고 나서 떠나면 진엔딩인 것 같아요. 2시간 정도 더 진행해서 개구리는 연계성이 있는 두 마리 정도를 남겨뒀고, 레이스는 위치만 확인했는데, 계속 플레이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서 그만 뒀습니다.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는 굉장히 단순하고 좁은 섬이어서 금방 파악할 수 있지만 동선이 너무 불편합니다. 순간이동 아이템으로 지역 두 군데를 워프할 수 있고, 꽃잎으로 빠르게 달리고, 커다란 이파리로 활강도 할 수 있지만, 탐험의 재미는 순식간에 사그라들고 맙니다. 아이템을 하나만 들 수 있다는 것도 너무 번거로워서 시간 늘리기 용으로만 느껴지더라고요. 물물거래만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콘셉트는 나쁘지 않습니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개구리들과 그림으로 대화하는 것도 퀴즈를 푸는 느낌이라 재밌고요. 하지만 작은 섬을 충분히 돌아보고 나면, 익숙해져버린 길을 지루하게 오가게 될 뿐입니다. 거래 하나를 완료하더라도 눈에 띄는 변화가 있지도 않고, 집 짓는 것만 해도 같은 방식으로 세 번 이상을 반복해야 합니다. 노가다성 반복이 있는 게임도 단계별 구성에 따라 다음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거나 반복적인 행동 자체의 즐거움으로 충분히 재밌을 수 있는데, 이 게임에는 지루함을 상쇄할 어떠한 장치도 없습니다.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느껴지는 후반부에는 추가적인 도움도 필요할 수 있는데, 이 게임은 대가 없이는 아무런 호의도 베풀지 않는 개구리들로 가득한 섬에 플레이어를 던져 놓고 모든 걸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네요. 개구리 섬에서의 시간은 아기자기한 그림체와 따뜻한 색감의 그래픽, 이에 어울리는 평화로운 음악, 꽤 감성적인 주인공 설정, 물건을 교환하며 필요한 것을 얻는 경제 활동의 제시 등 게임을 즐겁고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는 요소를 적잖이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도나 퀘스트 목록 같은 시스템적 편의성은 물론이고, 플레이어가 지루함에 빠지게 될 일에 지나치게 무신경합니다. 그저 부족한 콘텐츠를 부풀려 놓기만 했기 때문에 프롤로그만 한다면 모를까, 본편까지 추천하기는 어렵습니다.

동선이 복잡한 것에 있어 개빡침을 느끼는 한국인은 하면 개빡칠 수 있음. 상호작용 버튼 작동이 좆같은 것에 있어 개빡침을 느끼는 겜창은 하면 개빡칠 수 있음. 퀘스트가 상당히 불친절함에 있어 개빡침을 느끼는 성질 급한 사람은 하면 개빡칠 수 있음. 근데 막상 돌아보면 게임을 못만든건 아님에 있어 묘한 개빡침을 느끼는 나는 개빡쳐 !

느긋하게 하기 좋아요.

물물교환형식의 개구리섬대모험 게임은 너무 귀엽다. 하지만 X상호작용이 굉장히 원활히 안되는점이 너무 큰 단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