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정보
감자 생존기는 망망대해 위 홀로 사는 주인공이 21일간 감자를 채집하며 생존하는 짧은 단편 게임입니다. 하루마다 얻을 수 있는 지식으로 새로운 기술을 해금하여 더욱 의미있는 하루를 만들어가세요! 그리고 그 작은 일상 속에서 타인과의 관계를 경험하는 것이 이 게임의 주요 목표입니다.
이 게임은 한국에서 정기적으로 개최중인 게임 대회 '1치킨 알만툴 게임잼 2022'에서 제시한 주제 '고립'이라는 단어에 영향을 받아 만든 게임입니다.
부디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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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게임도 재밌게 했습니다.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네요. 다른 후기들과는 다르게 고봉밥이고,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게임을 구매하기 전에는, 참 좋은 의미로 궁금증이 가득한 게임이었습니다. 세계가 물 속으로 가라앉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 와중에도 아파트에 전기, 물, 가스, 직장 상사, 산신령이 어떻게 있는걸까? 많고 많은 식량중에 왜 감자인가? 세상이 멸망했는데도 주인공과 플레이어는 책장과 TV를 번갈아가며 지식을 갈망하는걸까? 이 모든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스팀 여름 세일 막차를 탑승했습니다. 이 찜통 더위에 대한 보답을 하나 받는 것 같군요. 게임을 어느정도 하다보니, 식량이 감자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왜냐? 감자니까요. 영화 마션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감자는 화성 탐사 임무를 하다가 안테나에 관통상을 당하고 낙오당한 우주 과학자가 그 역경을 이겨내고 척박한 화성에서 길러 먹을만큼 훌륭한 식량이었기 때문이죠. 과학자들은 실제로 감자보단 콩이 더 영양상 좋다고는 하지만... 저 같아도 콩 보다는 감자가 좋습니다. 주인공도 아마 이렇게 될 줄은 몰랐겠죠. 아마 알았다면, 집에 튀김기를 장만하고 식용유와 케첩을 침실, 화장실을 제외하고 그득그득 쌓아놨을 겁니다. 그래도 오이나 자몽보다는 감자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마터면 게임 이름이 큐컴버 서바이벌이 될 뻔했어요. 이제 게임 이야기로 넘어가죠. 시작할 때는 '어라? 생각보다는 단조로운데?'였고, 10분이 지나자 '어라? 생각보다는 복잡한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유는 테크 트리 때문이었습니다. 일어나서, 감자 캐고, 밥 먹고, 지식 얻고, 직장 상사와 업무하고, 산신령 만나고. 즐거운 경험이었지만 하루가 끝나고 그 지식들을 어떻게 사용하지? 하며 고민한 시간이 아마 제 플레이 타임의 30%는 차지했을겁니다. 진짜로요. 극단의 세이브 로드 신공을 써볼까 고민도 하였지만, 저는 그것보다 더한 금단의 금단을 사용하고 말았습니다. 네. 나X위X요. 죄송합니다. 제작자님. 게임속에 왜 인터넷을 못쓰는지 이유를 알것만도 같았습니다. 주인공도 X무X키를 보면 행동 1번에 아마 지식을 수 천씩 쌓지 않았을까요? 이런 위험한 물건을 물 속에 봉인해준 구 인류의 희생정신에 감사함을 표하고 싶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마지막 엔딩 멘트에서 '꽤나 이득을 위해 행동하는 모습이었다' 를 보고 '어, 어떻게 알았지?' 하고 놀랐습니다. 첫 기술은 아마 초급 교육쪽으로 찍었었던게 기억 나거든요. 그런거 있지 않습니까. 초반 테크 트리 잘못 찍으면 스노우볼 굴려져서 망하는 그런 느낌. 그걸 피하기 위해 미래를 생각한다는 명목으로 포장했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득을 위한 행동이었네요. 그러고 보면 테크 트리는 제가 이 게임에서 두 가지 핵심 요소로 꼽는 것들 중 하나입니다. 체력, 정신력, 요리 전부 지식을 얻기 위한 행동을 위해 필요한것이고, 이는 테크를 발전시키기 위한 단계니까요. 붉은색 물음표와 푸른색 물음표로 가득찬 방 안에 들어갈때마다 3분씩은 고민하고 찍었던 것 같습니다. 고민하는 맛이 있더라고요. 특히 밑장빼기는 가히 예술의 경지였습니다. 하면서 제작자님이 공인해준 합법 세이브 로드 신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죠. 방산 비리로 1개 짜리 요리 해먹고 1개를 받아서 배는 부르지만 감자는 그대로인 오병이어의 기적을 맛본 경험은 이게 될까?를 이게 되네?를 느끼게 해준 즐거운 기억이었습니다. 쓰다 보니까 생각난건데, 다들 이웃과의 대화는 언제쯤부터 시작했는지 궁금해지네요. 저는 3월 5일에 처음으로 시작했고, 일반 기술 마스터는 15일에 했던 것 같은데 게임을 할 당시에는 내가 너무 느릿느릿해서 해피 엔딩 못 보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당연히 기우였지만요. 감자 상인도 흥미로운 요소 중 하나였습니다. 게임 후반으로 갈 수록 지식은 남아 돌기 시작했고, 이걸 어디 쓸 데 없나?를 완벽히 해결해준 요소였어요. 개인적으로 하나 아쉬운점은, 제가 감자 상인을 만나기 전에 가챠 10회를 돌렸다는 겁니다. 4성이 2개나 나와서 좋았지만, 그 때문에 여자 인형과 여자 누나 인형을 한꺼번에 사지 못했거든요. 분명 다른 상자에서는 같이 있지 않을까요? 이제 엔딩 이야기를 할 차례인데, 이건 진짜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1회차 만에 S랭크를 받았거든요. 게임 초반에 어떤 테크를 먼저 뚫고, 책을 보냐 TV를 보냐 고뇌에 빠졌었던 시간들을 보상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확실히 마사지 기술보단 화술 기술을 먼저 배웠던게 신의 한 수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동안 스노우볼에 맞기만 했는데 드디어 굴려보네요. 이미 한 번 유튜브 에디션으로 즐겼던 게임이었지만, 직접 해보니 역시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새 감자 화분이냐, 지식 5% 추가 획득이냐 고민하는건 관람만으로는 느껴볼 수 없는 재미였습니다. 만약 유튜브로 봤으니 괜찮겠지 하시는 분들. 사세요. 재밌습니다. 이 게임 아니면 어디가서 감자도 키워보고 지식 강도도 만나보고 화장실에서 직장 상사와 일하고 예쁜 이웃사촌과 만나보겠습니까? 이번 평가도 꽤나 횡설수설 하고 엄청나게 긴 고봉밥 후기였지만, 그래서 요약을 남겨놨습니다. 결론은, 게임 사세요. 사운드 트랙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