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정보
스팀 공식 한글패치 존재

칸델라리아는 장례식을 돌아다니며 만난 적 없는 이들을 위해 눈물을 흘리고 불면증을 시달리며 긴 밤길을 떠납니다.
그녀는 우연히 기이한 아이겐그라우 노선 승차권을 얻게 된 이후로, 과거의 트라우마를 마주하여 삶의 새로운 방향을 정하게 됩니다.

여행 요소
- TELEFORUM, Dodgeball Academia, No Place for Bravery 그리고 Galaxy of Pen & Paper의 수상 경력 저자인 Tiago Rech가 제공하는 짧고, 몽환적인 이야기에 탑승하세요.
- 당신의 목적지는 어디인가요? 선택에 따라 제공되는 5개 이상의 결말을 찾아보세요.
- 독특하고 어두운 아트 스타일을 4K 해상도로 감상하세요.
- 초현실적인 여행을 경험하며 기괴한 승객들과 만나보세요.
- 장례식에 참가하여 고인을 위해 눈물을 흘리세요.
- 트라우마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거나... 영원히 도망치세요.
76561198331555490
장례식에 참여하여 생전에 본 적 없는 사람들을 위해 눈물을 흘려주는 인물, 그리고 어느 날 손에 잡히게 된 기이한 버스표를 이용해 초현실적인 경험을 하는 이야기. I Did Not Buy This Ticket 은 모르는 사람들의 장례식장에 참여해 눈물을 흘리며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부업으로 돈을 버는 주인공 “칸델라리아” 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심야 버스를 타고 다음 장례식장으로 가려는 도중 자신의 버스표가 난생 처음 보는 버스 노선표로 바뀐 사건에서 시작되는 비주얼 노벨이다. 칸델라리아는 다양한 장례식의 상제에게 의뢰를 받아, 장례식에 참여하여 고인을 위한 애도를 표하는 역할을 맡은 인물로, 주인공의 도움을 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고인과 관련된 사람들의 관계가 좋지 못하거나 갑작스러운 변화에 마음을 추스르기 힘들어서 주인공에게 무의식적으로 마음의 짐을 덜어 놓기 위해 부른 사람들이다. 사실, 말만 들으면 부업으로 하기에는 돈을 많이 벌지 못할 부업으로 느껴지고, 실제로 게임 내 등장 인물들도 “야간 버스를 타고 장례식장으로 이동하는 데 교통비가 들 텐데, 이러한 일을 하는 이유가 정말 좋은 보수 때문인가요?” 라고 물어본다. 그리고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주인공은 단순히 돈 때문에 이 일을 하는 게 아니고, 게임의 스토리가 진행되며 그녀의 과거 및 심리 상태를 알 수 있는 대화들이 버스 안에서 벌어지게 된다. 칸델라리아가 우연으로 주머니에서 발견하게 된 기이한 버스 표는 이 세상의 사람들이 아닌 듯한 승객들이 타고 있는 버스의 승차권이었고, 처음에는 자신의 버스 표를 어떻게 바꿔치기 했냐고 버스 기사를 추궁하지만, 결국 별 소득이 없을 거라는 걸 알게 되고 체념한 뒤 버스를 타 보며 자신의 과거와 마주할 기회를 얻게 되는 스토리가 진행된다. 게임이 비주얼 노벨이기 때문에 멀티 엔딩을 지원하고 약 10개 이상의 엔딩이 있지만, 몇몇 결말의 경우는 비슷한 결의 엔딩에서 대사만 미묘하게 달라진다고 느낄 수 있다. 그래도, 엔딩을 찾는 과정이 반복적이라고 느껴지지는 않았으며, 특히 몇 개의 결말은 의외의 분기점 및 느껴지는 여운이 강해서 – 결말과 관련되지 않고도,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나오는 이벤트들 관련 업적이 있어서 한 번씩 감상을 해 보았는데, 약간 인상 깊은 상황들도 존재하였다 – 다양한 엔딩을 보며 대사를 감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스토리의 경우, 100% 완전하게 전달되는 스토리는 아니지만, 초현실적인 게임 치고는 꽤 명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라고 생각한다. 위에서 주인공의 과거와 심리 상태를 버스 안에서 풀어 나간다고 적어 놓았는데, 이러한 내용이 직접적으로 전달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은유로 밥을 비벼먹는 수준은 아닌, 약간의 문해력 및 다양한 선택지를 골라보는 시간만 가진다면 주인공이 왜 장례식에서 애도하는 부업을 시작했는지, 그리고 왜 버스를 타는 데서 안정감을 느꼈는지 알아내는 게 어렵지는 않다. 커다란 갈등이나 충격적인 반전이 있는 동적인 스토리는 아니었지만, 마치 하나의 잔잔한 대화를 듣는 것처럼 플레이어에게 스며들어서 거부감이 들지 않는 스토리라고 생각한다. 엔딩들의 경우, 윗 문단에서 적었다시피 멀티 엔딩 시스템이기는 하지만, 게임의 “메인 엔딩” 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결말은 억지로 기괴함을 넣기 보다는 여운이 남겨지는 결말이라고 느껴져서 마음에 들었다.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이나 연출들도 마음에 들었고, 오히려 아쉬웠던 건 후반부 진행 및 결말을 약간만 더 확장했으면 주요 분기점의 마지막에 존재하는 결말 들에서 느껴지는 여운이나 임팩트가 더 강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도, 위에서 말했듯이 초현실적 태그를 달고 나온 게임 중에는 스토리가 순한 맛에 전개 및 마무리가 깔끔하여, 난해한 이야기로 고통받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권하기 좋은 담백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비주얼의 경우, 역시 초현실적 태그를 달고 나온 게임들 중에서는 순한 맛이지만 그렇다고 심심하다고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다. 기이하고 시각적으로 매력이 있는 오브젝트들 / 연출들이 있고 이들을 감상하는 맛이 있으며, 몇몇 부분들은 비주얼 노벨이라는 한정된 장르 안에서 심리적 공포를 표현하려고 하는 노력이 보였기에 시각적 면에서는 나쁘지 않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게임 내 일러스트들은 콜라주 형식의 그림을 보는 것처럼 다양한 물체들의 조화를 잘 이루어 냈고, 게임이 추구하는 분위기와도 잘 어울렸다. 사운드는 그리 풍부한 편은 아니고 잡음 및 적재적소에 나오는 효과음들이 주를 이루는데, 불만을 느낄 정도로 공허하지는 않았다. 편의성 기능의 경우는, 비주얼 노벨의 주 기능인 세이브 / 로드 기능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아서 없는 줄 알았는데, esc 키를 누르면 저장 및 불러오기를 할 수 있으니 나처럼 삽질하지 말자. 게임 내 이미 읽은 텍스트 스킵 기능도 있어서 다회차 플레이가 고통스럽지는 않았고, 몇몇 구간에서 다음 장면으로 빨리 넘어가지 않는 약간의 불편함이 있긴 했으나 게임의 진행을 막을 정도로 치명적이지는 않아서 전체적인 편의성 기능은 나름 잘 갖춰져 있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잔잔하고 순한 맛의 초현실적 게임이며, 뭔가 기이한 비주얼 노벨을 즐기고 싶다면 가볍게 즐길 만한 게임이라 추천. 플레이타임의 경우 첫 엔딩을 보기까지는 1시간 정도 걸렸으나, 모든 엔딩 및 업적을 위해서 다회차 플레이를 하다 보니 약 3시간이 걸렸고, 이 정도면 가격 대비 플레이타임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한글 번역의 경우 한 군데 오타를 보기는 하였지만, 전체적인 번역의 퀄리티는 좋아서 게임 이해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여담) 칸델라리아가 타게 되는 버스 표에 적힌 버스 이름은 Eigengrau 인데, 이 단어는 어두운 빛 또는 뇌 회색이라고도 불리며, 사람들이 빛이 없는 완전한 어둠 속에서 보인다고 주장하는 어두운 회색을 의미한다. 게임의 스토리 이해와는 전혀 관련 없는 지식이지만, 그래도 흥미로운 내용인 것 같아 적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