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슈퍼패미컴으로 발매된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의 원작자가 만든 동인 게임(일명 '아파시'판). 파격적인 소재와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가 어우러진 원작 게임과는 달리, 소재의 과격함에만 초점을 맞춘 아파시 시리즈는 플레이하면서 매번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스팀으로 발매된 <아파시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극>은 추가된 이야기 하나하나의 퀄리티가 꽤 좋았고, 사운드와 연출 등 디테일한 요소에 신경을 쓴 흔적이 보여서 꽤나 만족스럽게 플레이했다. 실사 기반의 배경과 등장인물이 실루엣 처리되어 있는 것도 원작 느낌나고 좋았음. 전체적으로 지금까지 나온 아파시 시리즈 중에서 원작과 가장 가까운 내용의 작품이다. 단점은 게임 시스템이 상당히 난해하다는 점. 몇몇 시나리오는 공략 없이는 진입하기조차 어렵고, JRPG 형식으로 진행되는 시나리오는 공략 없이는 클리어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게임 자체의 가격도 볼륨에 비해 비싼 편인데, 요즘 시대에 공략본을 따로 구매해야만 플레이할 수 있다는 시대착오적인 판매 전략은 좀 납득하기가 어렵다. 아파시 시리즈가 원래 그렇긴 하지만 원작의 팬들에게는 한번쯤 권해볼만 하고, 그렇지 않다면 추천하기 힘든 작품이다. BOOTH판과는 달리 스팀판은 간간히 세일도 하니 꼭 공략본과 함께 구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