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형 개구리가 되어서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고 “심각한 사건” 을 해결하는 이야기. Slippy The Frog 는 게임의 제목대로 Slippy 라는 개구리가 되어서 한 마을에서 발생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게임으로, 모험이라고 적기는 하였으나 게임의 설명란에 적힌 것처럼 귀여운 코미디 어드벤처에 더 가까운 장르를 보여준다. 귀여운 어드벤처라고 적기는 했는데, 사실 이 게임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아기자기한 힐링게임과는 약간 결이 다르다. 게임을 켜게 되면, 개구리라고 적었는데 게임 주인공이 아무리 봐도 녹색 정사각형으로 보여서 “이게 개구리?” 라는 1차적 당황을 느낄 것이고, 게임을 진행하며 보이는 “의도적인 망가짐을 보여주는 비주얼 및 연출” 및 “정신이 산만해지는 시각적 및 청각적 요소” 에 2차적 당황을 느낄 것이다. 즉, 귀여운 코미디 어드벤처는 맞는데, 가볍고 비논리적인 (넌센스) 분위기 + 매우 다채롭고 다양한 자극을 불어넣기 위해 만들어진 비주얼과 사운드 때문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눈과 귀가 시끄러운 게임” 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게임을 하다 보면, 게임의 배경 음악으로 나오는 사운드들은 혼란스러우면서도 어느 정도 중독성이 있어서 듣는 맛이 있었고, 각 미니 게임의 비주얼 또한 개성적이면서 아기자기함과 유머를 잘 잡아 놓았기 때문에, 게임의 마지막까지 모든 미니 게임들을 한 번씩 해보는 재미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의도적으로 망가지는 게임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데, 이 게임은 너무 난잡함에 집중하지 않고 적절하게 탐험하는 맛과 귀여움을 섞어 넣어서 거부감이 심하게 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게임의 엔딩에 나오는 음악과 미니게임에 당황스러웠지만, 엔딩 마지막 연출은 또 귀엽게 뽑아서 그 당혹감을 바로 소화시켰으니 말이다. 실제 게임플레이는 게임 속 NPC 들에게 말을 걸어서 그들의 정신으로 들어가 간단한 미니 게임을 해결하면 되는 방식이고, 이렇게 미니 게임을 성공적으로 해결하면 친구가 될 수 있다. 사실 게임의 스토리만 진행할 거면 게임 속 많은 미니게임들을 그냥 무시하고 목적지로 달려가면 된다. 그런데 그러면 이 게임을 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Slippy The Frog 의 주 매력은 당연히 깊이 있는 스토리가 아니라 이렇게 아기자기한 미니게임들을 해 보는 과정이며, 위에서 적었듯이 시각적으로 보는 맛이 있으면서 메커니즘도 다양해서, 미니 게임들이 반복적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몇몇 미니게임들의 경우 실제 미니게임보다는 가벼운 상호작용을 하는 행위에 그쳐서 진짜로 게임을 한다고 느끼지는 않을 것이며, 반대로 몇몇 미니게임의 경우 시간이 좀 더 걸리거나 조작을 일부러 난잡하게 만들어 놓아서 약간은 짜증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미니게임은 간단한 조작에 – 게임 속 조작은 방향키 및 확인키 (Z) 를 쓰는데, 각 미니게임의 조작은 화면에 띄워주지 않지만 본능적으로 무엇을 눌러야 할 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다 – 1분 정도면 끝낼 수 있어서 지루함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다양한 매력적인 미니게임을 즐기면서 “다음 미니게임은 어떤 시청각적 요소를 나에게 보여줄까?” 라는 의문 때문에, 자연스럽게 게임 속 모든 NPC 들에게 말을 걸고 모든 미니게임을 찾게 되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의 진행은 그냥 게임 속 세상을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보면 자연스레 엔딩까지 갈 수 있을 것이니 크게 막힐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게임 속 시크릿이 의외로 많은 편인데, 벽을 비비다 보면 비밀 공간을 찾게 될 일이 많을 것이다. (참고로 이렇게 비밀 공간을 찾게 되면, 화면에 의도적인 망가짐을 잘 살려 놓은 진국 연출이 나온다) 만약 직접 게임을 할 거면, 보이는 길만 따라가지는 말고 온갖 벽에 주인공을 비비면서 탐험을 해 보도록 하자. 게임의 진행 자체를 막아버리는 버그에 부딪치지는 않았으나 게임이 강종되는 버그를 크게 두 번 겪었는데, 첫 지역에서 나무 뒤 숨은 캐릭터에게 말을 걸었을 때, 그리고 보안관 NPC 와 미니게임을 할 때였다. 게임이 강종되는 순간들이 꽤 뜬금없어서 오류 메시지가 화면에 뜰 때 좀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게임 진행도가 날아가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고, 진행 상황이 자동으로 저장되었기 때문에 게임을 켜고 바로 이어서 진행할 수 있었다. 이후 버그 픽스로 이 버그들이 고쳐질 수도 있으나, 개인적으로 게임에 대한 평가를 깎을 만큼 큰 문제들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허접해 보이는 비주얼 안에 간단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미니게임들, 귀여우면서도 혼란스러운 분위기, 그리고 적절한 유머 코드를 잘 섞어 넣은 게임이라 추천. 플레이타임의 경우 업적 100% 를 찍느라 2.3 시간 정도 걸렸는데, 가볍게 게임의 컨텐츠를 맛 본다고 가정한다면 1.5 시간 정도면 엔딩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가격 대비 플레이타임이 약간 아쉽기는 하나, 정가가 그리 비싼 게임은 아니라서, 가볍게 즐길 게임을 찾는다면 한번 해보는 걸 추천한다. 여담) 몇몇 업적의 경우 특정 미니게임에서만 깰 수 있어서, 조건을 놓친 경우 미니게임을 다시 플레이 해야 할 경우가 생길 텐데, 다행히 게임을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아도 미니게임을 다시 플레이 할 수 있다. 게임 내 특정 NPC 가 친절하게 설명해 주니까, 업적 100% 못 딸까봐 너무 걱정하지 말고 게임을 즐기는 걸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