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이 게임에서 우주왕복선이 요상하게 날아가는 꼬라지를 볼 수 있고, 헬기를 탄채 지상에 기관총을 난사하고, 묘하게 리듬감있는 퍼즐 게임을 하고, 대공포로 폭격기를 격추시키고, 외계 행성같은 사막을 거닐고, 패밀리 밴으로 스포츠카를 앞지를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이걸 게임이라고 불러야할지는 확실하지는 않다. 이 전위적인 물건은 보기에 따라서 삐뚤어진 팝아트일 수도 있고, 그냥 쓰레기같은 디지털 코드 덩어리일 수도 있다. 일단 명확한 스토리는 없고, 마치 TV채널을 돌리듯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단편적인 영상 클립과 안티 게임적으로까지 느껴지는 장르를 불문하는 짤막한 게임들 사이로 유저를 마구 끌고다닌다. UH-1 '휴이'를 타고 날아가면서 지상에 있는 무저항 상태의 사람들을 향해 'M60'을 난사한다. 화면에는 '해방시킨'이라는 글자가 적혀있고, 사람들을 명중시킬때마다 숫자가 올라간다. 그리고 그 짤막한 학살의 끝에 다다르면 지금까지 사살한 사람의 킬 카운트가 커다란 글자로 표시된다. 이런 노골적인 메세지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또 다른 미니게임에서는 황량한 배경에 그냥 하염없이 걷는거 뿐이다. 가끔 화면상에 떠다니는 뭔가와 접촉하면 알쏭달쏭한 문장이 나올뿐 그냥 지리하게 걷는거 뿐이다. 이건 마치 몽환적인 배경에 유저를 던져놓고 알듯말듯한 현학적인 내용만 늘어놓는 소위 '걷는 시뮬레이션'을 조롱하는듯 하다. 이 작품 전체가 이런식이다. 동영상 클립은 뭔가 반항적이고, 미니 게임들은 뭔가 감정적으로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들이 들어있다. 알록달록 사이키델릭한 그래픽과 취하는듯한 일렉트로닉 배경 음악 그리고 동영상들까지.... 의식의 이곳에서 저곳으로 점프하는듯한 구성을 보고 있으면 이 게임을 디자인할때 제작자가 한국에서는 불법인 '풀'을 한사발 태운 다음 '트립' 상태가 아니었나 의심스럽다. 만약 당신이 'LSD'류의 게임에 흥미가 있거나 거부감이 없다면 이 게임은 괜찮은 선택일 수 있다. 가격에 비해 터무니없이 짧은게 흠이니 가능하면 할인때 구매하길 권하며 아무튼 뭔가 좀 희한한 경험을 해보길 원한다면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