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한 FMV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 게임의 정점이라고 생각하는 작품. ‘판타스마고리아’가 이 작품을 위한 시험작으로 제작됐다고 하는 얘기도 있을 만큼(실제 발매 시기는 그렇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이 작품은 판타스마고리아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판타스마고리아 역시 상당한 컬쳐쇼크를 가져왔던 것을 생각하면, 이 작품이 가지는 가치는 말할 수 없을 듯. 물론, 판타스마고리아가 어드벤처 게임으로써의 재미나 완성도보다는 그 특유의 선정성으로 인해 회자됐던 것에 비해, 이 작품은 어드벤처 장르로서의 수준도 굉장히 높다. 그만큼, 난이도도 상당히 높은 편. 난이도가 너무 쉬운 데다, 컷신을 제외하면 매우 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던 ‘판타스마고리아2’가 다소 성의없이 만든 느낌이었다면, 이 작품은 ‘판타스마고리아’는 물론, 전작인 ‘가브리엘 나이트’보다도 난이도가 높다는 평도 있을 정도다. 특히, 독일을 주배경으로 하는 만큼, 독일어도 상당히 나오는 편이기도 하고(당연하지만,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플레이하지 못할 정도로 나오거나 하지는 않는다), 퍼즐 중에는 인터뷰에서 녹음한 대사를 짜깁기해서 원하는 말을 만들어 이용하는 장면(ex. 동물원의 늑대를 보여달라고 말하지만, 안된다고 거절하는데, 인터뷰를 하면서 녹음한 말을 짜깁기해서, ‘가브리엘 씨에게 늑대를 보여드리게’라는 식으로 대사를 위조하는 등.)들도 있는 만큼, 언어의 장벽이 상당히 높게 느껴질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판타스마고리아 2’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 역시 도스 버전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그만큼 비디오 화질이 윈도우 버전보다 다소 떨어지고, (확인하지는 못한 부분이지만) 윈도우 버전에 비해 간략화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이 작품 이후로는 FMV 게임 특유의 높은 제작비, 그에 비해 낮은 성과 등으로, FMV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가 사양길로 접어들긴 했지만, 반대로, 그만큼 이 작품의 가치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