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V게임의 황금기에 나왔던 작품들 중 하나. 이 작품을 정품으로 플레이하게 되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전작인 판타스마고리아가 '킹스 퀘스트'의 인터페이스를 반영하고, 블루스크린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서 어드벤처 게임으로서도 나름대로 짜임새 있는 작품이 됐던 것에 비해, 이 작품은 동영상 컷신을 제외하고는 주인공이 멀뚱히 서있는 데서 마우스 커서의 위치에 따라 고개만 살짝 까딱까딱 움직이는 연출이 많아 좀 성의없어 보이기는 한다. 익히 알려진 대로, 영화 '비디오드롬'의 영향을 많이 받은 작품이며, 해당 작품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와닿을 만한 작품. 당시 동영상 압축 기술의 한계로, 지금 보면 너무나도 화질이 안좋지만, FMV 장르가 유행하던, 그리고 지금 보면 그저 그렇지만, 당시 기준으로는 상당히 높은 수위를 자랑했던 이 작품은 당시에는 많은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판타스마고리아 1보다도 먼저 알게 된 작품이라 보다 애착이 크다.'SM'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하게 된 작품이기도 하고. 전작과 마찬가지로, CD 1장에 작중 하루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이때문에 CD 7장이던 전작에 비해, 5장인 본 작품은 다소 볼륨이 작아 보인다.(스팀판은 해당사항 없음.) 게임이 진행되고 날짜가 지나면서 같은 배경에서도 음울하고 어딘가 불안한 느낌으로 음악이 변해가는 것도 일품. 개인적이지만, '첫날', 주인공 커티스의 아파트에서 흐르는 음악은 정말 좋았다. 이 작품을 안좋아하시는 분들께도 이 음악만큼은 추천하고 싶을 정도. https://youtu.be/tHUtj2ZcjbI 자막/더빙 지원이 전혀 되지 않으므로, 언어의 장벽은 느껴질 수 있으나, 난이도는 그리 어렵지 않은 편이다. 게임이라기보다는 그냥 환상특급 한편 본다는 느낌으로 그 기괴하고 음산한 분위기를 느긋하게 즐기기를 추천한다. 재차 언급하지만, '비디오드롬'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정말 추천할 만한 작품. 추가 :왜인지 모르지만, 원래의 96년작에서는 음성으로 처리됐던 부분이 빠지고, 자막으로 대체된 부분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사무실에서 주인공의 자리에 앉아서 애완쥐 'Blob'의 사진을 클릭하면, 'You're such a pretty girl, blob'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게 음성으로 나오지 않고 그냥 자막으로 처리됩니다. 전 제가 잘못 기억하고 있나, 유튜브에서 플레이 영상을 찾아보고서야 잘못 기억하고 있는 게 아니란 걸 확인했네요. 그 외에도, 동영상 컷신이 아니라, 개별 상호작용 중에서 주인공이 혼잣말을 하는 부분(ex. 사무실의 내선 전화를 걸었는데 안받아서 혼잣말만 하고 끊는다든가)들은 이렇게 처리된 것 같구요. 이유는 모르겠습니다만, 명백히 96년의 오리지널에 있던 요소들이 빠진 게 있습니다. 구매시 고려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