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 + FPS + 플라이트 슈팅 + 퍼즐 + 플랫포머 게임 = 재앙 仙劍奇俠傳 (Chinese Paladin) 시리즈는 DOS게임부터 이어져 오던 중국에선 꽤나 유명한 게임이었다. 각종 미디어믹스로도 나와 성공한 작품중 하나이다. 이번 작품은 좋게 말해, 굉장히 실험적인 작품이다. RPG라는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여러가지 게임 플레이를 넣어보고 ,여러 캐릭터들의 이야기와 작중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볼수 있다. 나쁘게 말하면, 이도 저도 아닌 망작이다. 생각해보라, 위에서 말한 저 장르의 게임들이 전부다 합쳐진다면 어떤 결과물을 가져 올것이라 생각하는가? 천천히 설명해보자면, 맨 처음 시작은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RPG 게임으로, 파이널 판타지 X와 시스템이 유사하다. 그리고 첫번째 이야기를 진행하면, 갑자기 게임은 플랫포머로 바뀐다. 이리저리 움직이는 발판들에 맞춰 떨어지지 않게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어느정도 진행하다보면, 갑자기 퍼즐 장르로 바뀌는데, 길을 열기 위해 레이저를 연결하는 미니게임과 물체를 움직여 발판을 만들어가며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또 진행하다보면, 이번엔 갑자기 주인공이 검을 타고 날아다니며, 뒤쫓아오는 적의 공격을 피하고 날아오는 공격을 총으로 격추하게 된다. "누가 이런 끔찍한 혼종을 만들어 냈는가!" 대체 무엇인가 이것은? 내가 RPG 게임을 하고 있는건지, 미니게임 모음집을 하고 있는건지 감이 오질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이 미니게임들이 재밌는가 하면, 이는 또 아니다. "빌어먹을 이 게임 제작자들은 명작 게임들을 한번 해보긴 한겁니까?"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있어, 최적화는 전혀 되어 있지 않고 옵션 메뉴는 프롤로그를 마치고 마을에 진입해야 접근할 수 있다. 그 전까지는 최고 사양으로 설정된 게임을 강제로 진행해야 하는데, 엄청나게 느릴뿐더러 해상도가 지나치게 높아 커맨드 창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거의 버그에 가깝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접근해야 해결이 되는 장애물도 많고, 피격판정이나 공격 판정이 비정상적으로 크고 타이밍이 엉망이라 게임을 느리게 하지 않으면 굉장히 어렵게 느껴진다. 특히 바위들을 이용해 호수를 뛰어 넘는 부분이나, 노를 저어 항해하는 부분이나, 비행하는 부분은 악몽으로, 게임 제작자들이 이런 종류의 게임을 해보고 제작한건지 의심이 드는 수준이다. 그럼 전투파트는 또 어떤가? 놀랍게도, Escape 버튼이 결정버튼 바로 옆에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무언가 결정하고 취소를 할때 오른쪽에 있는 잘 보이지도 않는 화살표 버튼을 누르지 않는다면 당신이 보게될 화면은 딱 한가지 뿐이다. "Escape Successfully" 또 놀랍게도, Escape가 실패하는 경우는 아예 없다. 근데 이것이 왜 문제인가? 전투가 끝나고 나서 체력을 채워주는 요소가 아예 없다.그렇기 때문에, 만약 전투중에 실수로 탈출을 누르면 현재 진행중인 전투가 취소됨과 동시에, 아무런 보상도 얻지못하고 체력만 잃을 뿐이다. 익숙해지지 않으면, 다 잡아놓고 탈출을 눌러 멘붕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또한, 전투의 난이도에 비해 보상이 매우 적은 편이다. 기본적으로 노가다를 해서 렙업하여 능력치를 쌓아야 하는데, 전투 한번 하고 나면 체력이 거의 걸레짝이 되기 때문에 두번 연속으로 했다간 파티가 그대로 전멸한다. 인터페이스에서도 여러 문제가 있는데, 우선 공격 연출은 화려하나, 정작 필요한 연출은 보여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 상태이상 효과나 크리티컬 피격 이펙트는 거의 전무하여 상태창을 주기적으로 보고 확인하지 않으면 적의 공격에 대처하기가 힘들어진다. 또한 명령을 오로지 커맨드 창으로만 내릴수 있어서 신속하게, 또는 편하게 대처할수가 없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함에도 마치 패드로 조작하는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스토리 내용 그 자체는 다행이도, 크게 흠 잡을 부분은 없다. 하지만 등장인물이 너무 많고, 또 이들의 시점과 상황을 계속 게임 내 이벤트로 표현하려고 하다보니 잦은 장면전환과 로딩이 잦고, 플레이 타임이 비정상적으로 길어진다. 집중하지 않아 한두번 놓치다 보면 대체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건지 감을 잡기 힘든 수준. 이 게임을 하다 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문구는 하나 뿐일 것이다. 'As time goes by' 말 그대로 작중 시간이 어느정도 흐른 뒤를 표현할때, 반드시 이 문구가 들어간다. 그런데 이 문구가 정말 수도 없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하다보면 외워진다. 그 정도로 스토리 진행이 난잡하다. 주인공 파티도 수시로 누가 나갔다가 들어왔다가 하기 떄문에 던전에 진입하기 전이나 이벤트를 진행하기 전에 미리 편성을 확인해 놓을 필요가 있다. "두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다가 다 놓치고 총까지 부숴먹은 셈이죠." 결론을 내린다면, 일반인에겐 절대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게임이다. 캐릭터 모델이나 연출은 잘 나왔지만, 실제 게임 내용은 그러한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며, 오히려 실망감과 분노를 표출하게 만들 것이다. 물론 본 시리즈의 팬이거나 중국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한번쯤은 해볼만 하다. 스팀에 올라온 중국 게임은 몇 없으며, 영문화가 된 것은 이것이 유일하니까. 한가지 팁을 준다면, 반드시 트레이너 깔고 하는걸 추천한다. 편법에 의존하지 않고 당당하게 하고 싶다면, 트레이너에서 가속버튼과 감속버튼만 사용하길 바란다. 필드에서의 이동속도가 빠른편이 아니기 때문에 가속버튼을 쓰는게 진행에 많이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비행 파트에서 감속버튼을 사용한다면 더러운 판정들로부터 어느정도 보호받을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