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레빈: 바이오쇼크의 제작 과정에 대해서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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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롤링스톤즈

 

 

Q.바이오쇼크 이야기를 하는 게 지겹지는 않으세요?

 

저는 누군가가 제가 하는 일에 대해 관심을 보인다는 것만으로도 항상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그렇게 대단한 게임을 만들었나?” 하는 생각도 조금 들거든요.

 

 

Q. 리마스터 버전인 바이오쇼크: 컬렉션을 만드는데 당신도 관여를 했나요?

 

아뇨. 저한테 부탁하지는 않더군요.

 

 

Q. 당신이 앞으로 새로운 스튜디오에서 게임을 만든다고 말했을 때, Take-Two에 있는 다른 누군가가 당신을 대신해서 바이오쇼크 프랜차이즈를 계속 만들게 될거라는 걸 아마 아셨을 거 같은데요?

 

아니라고는 못하겠군요. 저는 또 다른 바이오쇼크 시리즈를 만들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회사를 나가겠다고 했죠. 좀 더 작은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어요. 아주 실험적인 걸로요. Take-Two는 저보고 있어달라고 했죠. 제 생각에 그들은 저희 이래셔널 게임즈가 새로운 바이오쇼크 시리즈를 만들어주기를 원했던 거 같아요. 그렇게 되진 않았지만요.

 

 

Q. 예전에 바이오쇼크: 컬렉션에 대한 인터뷰에서, 당신은 게임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이 바이오쇼크 1을 테스트 했을 때의 상황을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테스터 중 한 명이 제 등을 토닥거리며 “죄송한데, 이 게임은 망할 거 같에요.” 라고 했었죠. 그 때는 그 말을 듣고 그대로 패배자가 되던가, 아니면 “아직 끝나지 않았어.” 라고 하고 더 노력하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했습니다.

 

 

Q. 그 그룹 테스트를 하기 전에, 바이오쇼크 1의 게임 제작이 다 끝난 상태였나요?

 

기본적으로 다 끝난 상태였죠. 우리는 결과물이 아주 좋다고 생각했어요. 이거야말로 바이오쇼크다 싶었죠. 실제 컨텐츠의 99퍼센트는 다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 일반인 그룹 테스트가 금요일 밤에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토요일에 다시 모여야 했습니다. 개발진 중 8명 정도가 테이블에 모여 앉았는데, 모두 아주 엿 같은 기분이었어요.

 

그 때 우리는 “이제 어떡하지? 우리가 뭘 빠뜨린 걸까? 새로 게임을 만들 수는 없다고. 뭐가 전달되지 않은 걸까?”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생각은 우리와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했죠.

 

비행기가 추락하는 오프닝 신을 넣는 것도 우리가 생각해낸 해결책 중 하나였습니다. 제가 대사를 썼는데, 그 신의 길이를 아주 잘 설정했어야 했어요. 우리는 단순히 텍스트로 전달하는 게 아닌 사람들의 뇌리에 박힐 수 있는 무언가를 원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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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 이후로 바이오쇼크를 플레이 해보신 적 있나요?

 

예전에 바이오쇼크 DLC인 Burial at Sea를 해 본 적이 있었죠. 제가 새로 산 4k 텔레비전에 어떻게 보일지 궁금했거든요. 보통 저는 제가 만든 게임을 플레이하는 걸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만약 여전히 제가 돈을 받고 일하고 있다면, 저는 게임을 만들기만 하고 출시하지는 않을 거에요. 사실 저는 게임을 출시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왜냐하면 그 과정은 조금 무서우니까요.

 

 

Q. 왜 그런가요?

 

왜냐면 그건 차가운 현실에 당신을 노출시키는 거니까요. 사람들에게 “이게 제가 만든 겁니다. 자, 이제 저와 제 작품에 대해 평가를 내려 주시죠.” 라고 말하는 거죠. 그게 항상 재밌지는 않습니다. 정말 따뜻한 경험이란 건 팀과 함께 있을 때, 그들과 함께 무언가를 만들 때 있는 거죠.

 

 

Q. 만약 당신이 여전히 바이오쇼크1을 만들고 있고, 아직도 출시하지는 않았다고 가정한다면 지금은 그 게임에 대해 어떤 작업을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요?

 

어쨌든 저는 바이오쇼크1만 계속 만들고 있지는 않았을 겁니다. 결국 언젠가 개발을 끝냈겠죠. 바이오쇼크1을 더 완벽하게 만들려면 6개월에서 1년은 더 걸렸을 거에요. 하지만 결국 언젠가는 끝내야 하는 겁니다.

 

액션에 대해 말하자면, 총싸움은 괜찮긴 했는데 아주 좋게 만들지는 못했어요. 당시 우리 모두 그에 대한 경험이 많지는 않았으니까요. 엔딩도 좀 별로였죠.

 

 

Q. 우리 모두는 바이오쇼크1을 사랑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보스 배틀을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군요.

 

정말 좋지 않았어요. 이 좋은 게임의 끝을 그런 홀딱 벗은 거인으로 마무리하다니… 하지만 그 때 당시엔 더 좋은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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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바이오쇼크1에 비판할 점이 또 하나 있다면, 리틀 시스터를 수확하던 구원하던, 결과적으로 플라스미드를 업그레이드 하는 데 큰 차이가 없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개발할 때 퍼블리셔와 논쟁한 적이 거의 없었지만, 그 부분은 아니었어요. 저는 리틀 시스터를 살렸을 때 얻게 되는 이득을 아주 적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사람들이 게임을 하다가 “이거 살리려고 얼마나 계속 손해를 봐야 하는 거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Q. 왜 퍼블리셔는 그것에 반대했나요?

 

그건 게임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플레이어에게 힘든 길을 걷도록 강요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그들에게 좋지 못한 경험을 주기 때문이죠. 사실 일반적으로는 그들 말이 맞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때 “당신들은 완전히 잘못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예를 들어 설명해보죠.” 라고 말할 수 없었어요.

 

또 그렇게 하면 사람들이 전부 수확만 선택할 거라는 걱정도 있었습니다. 당연히 사람들은 수확과 구원의 수치 차이를 비교해 볼 테니까요. 그런데 사실 저는 그렇게 해도 많은 사람들이 수확을 하려다가 감정적인 면 때문에 구원을 선택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제 친구 중 한 명은 리틀 시스터를 수확했다가 너무 충격을 받아서 그 후론 다시는 그러지 않더군요. 그런데 나중에 자신의 그런 선택이 배드 엔딩으로 이어지게 하는 게임 자체에 대해 화를 냈습니다. 이렇듯 바이오쇼크1에는 두 가지 엔딩이 있지만, 사실상 굿 엔딩을 강요하는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 역시도 퍼블리셔와 논쟁했던 일 중 하나였습니다. 저는 하나의 엔딩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Q. 그건 어떤 엔딩인가요?

 

아예 쓸 기회도 없었습니다. 썼다면 아마 아주 애매모호한 엔딩이 되었겠죠. 그렇게 끝내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하니까요. 제가 굿 엔딩을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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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바이오쇼크는 소규모 팀에 의해 제작된 AAA급 게임의 마지막 시대를 장식하는 것 같습니다. 파 크라이 2나 페이블 2, 그리고 포탈 처럼 말이죠. 오늘날의 AAA 게임은 한 명이나 소규모 그룹에 의해 제작되지 않으니까요.

 

얼마 전에 The Division을 플레이 했습니다. 거기서 뉴욕을 돌아다니다 보니까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여기 게임에 있는 쓰레기 봉투를 만드는 데 몇 명이나 필요했을까?” 라고 말이죠. 아마 신호등 같은 걸 만드는데도 전세계적으로 여러 팀들이 동원됐겠죠. 이렇게 대규모 팀을 꾸리는 것은 엄청난 관리감독과 위계질서를 필요로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소규모 팀처럼 개개인들이 색다른 시도를 하는 환경과 완전히 다른 것은 분명하죠.

 

 

Q. 왜 바이오쇼크 인피니티의 개발이 그렇게 어려웠나요?

 

그 때는 개발 스튜디오가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제 비즈니스 파트너인 Jon Chey가 호주 지부를 이끌었죠. 그와 나는 조직 내에서 음과 양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는 개발 쪽이고 그는 제작을 맡았으니까요. 존과 제 팀의 일부는 바이오쇼크 2 개발을 위해 2K Marin 지부로 가야 했습니다. 예전 이래셔널을 처음 설립할 때도 정말 힘들었었는데, 이제는 우리는 대규모 속편을 만드는 와중에 리빌딩까지 해야했던 것이죠. 그 때 우리의 기업 문화 역시 완전히 작살났습니다. 절대 다시 복구가 안되더라고요. 지금도 우리 이래셔널 게임즈는 그 때 분리된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는 생각도 안 들고요. 그 일은 저로 하여금 한 번에 두 가지 역할을 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건 제가 평소에 해오지 않았던 것이었죠.

 

 

Q. 저는 바이오쇼크 인피니티를 정말 좋아합니다. 당신은 마음속으로 그 게임에 대해 어느 정도 애정을 갖고 있나요?

 

당신의 경우, 게임만 하면 되니까 좋은 인상을 가진 것이겠죠. 저 같은 경우는, 온갖 사건이 5년간의 제작 기간동안 터져 나왔고 제 건강도 안 좋아졌습니다. 예전에 제가 바이오쇼크 인피니티의 제작을 처음 발표했을 때의 사진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때가 2010년이었죠. 그리고 2013년에 게임을 출시한 후에 NPR과 한 인터뷰 사진을 봤는데, 10년은 늙어보이더군요.

 

이번 게임 개발은 제 삶을 많이 변화시켰습니다. 제 건강, 게임 제작에 대한 저의 관점, 사람들 간의 관계 같은 것을 말이죠.

 

이름도 다 외울 수 있는 30~40명 정도의 규모의 사람들을 관리하는 것과 150명의 대규모 인원을 관리하는 것은 아주 다릅니다. 사람의 규모가 커지면 스튜디오에서 어떤 사람을 지나쳤을 때, 그 사람이 뭘 하는 지도 모르게 되죠.

 

그런데 남자던 여자건 간에, 그런 상황에서 잘 성장하는 타입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산업에서 일종의 대장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창작자이자 작가입니다. TV 쇼의 MC같은 역할에 가깝다고 할 수 있죠.

 

제가 다음에 전작보다 더 낫고 규모도 더 큰 바이오쇼크 차기작을 만들게 될 거라는 게 아마 당연한 기대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걸 하게 되면 망하게 될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신적으로도, 결혼생활도 잘 못하게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제 해결책은 관두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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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 어떤 사람들은 민중의 목소리의 리더인 흑인 데이지 핏즈로이에게 일어난 일들에 대해 불편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마치, 요새 유행하는 비유를 들어 말하자면, 당신은 도널드 트럼프 같은 사람이 하늘 위에다가 만든 인종차별 국가를 배경으로 한 게임을 만들었는데, 거기서 알게 된 건 고작 멕시코인들이 나쁜놈들이라는 사실 뿐이라고요.

 

제가 한 말씀 드리죠. 바이오쇼크1은 유대인들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저도 유대인이죠. 앤드루 라이언, 샌더 코헨, 테넨바움도 모두 유대인이었습니다. 수종은 한국인이었죠. 한국은 2차 세계 대전 중 일본에 의해 잔혹한 통치를 받았습니다.

 

즉, 그들 모두는 압제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이 받은 압제는 그들로 하여금 압제자가 되게 만들었죠. 그게 바로 압제의 가장 잔인한 부분입니다. 앤드루 라이언과 데이지 핏즈로이를 잘 살펴보면 사실 그들이 그렇게 정반대의 사람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아마 사람들은 제가 그런 탄압, 압제를 이겨내는 영웅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를 원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창조해낸 캐릭터 중에는 엘리자베스가 비슷한 역할을 했죠.. 악순환의 고리를 깨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할 줄 캐릭터였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압제에 굴복하고 만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품위를 잃지 않는 동화 같은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만 계속 쓸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제 경험상, 그리고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런 인물은 매우 드뭅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에 해피 엔딩이 많을 거라고 억지부리는 것은, 어떤 면에서 봤을 때 그 역시도 일종의 압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사람들은 또 당신이 진보주의자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람들의 정치적인 입맛에 맞추기 위해 게임을 만드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제 믿음에 반하는 것들을 많이 쓰죠. 앤드루 라이언이 컴스탁보다 더 나은 캐릭터인 이유는 제가 그의 매력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도널드 트럼프의 세계에 대한 매력은 뭔지 모르겠거든요. 저는 그가 두려워하는 것들을 두려워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라이언을 더 잘 이해합니다. 러시아 혁명이 일어났을 때 그는 중산층 가정에서 살고 있었죠. 그 혁명은 가족을 비롯한 그의 모든 것을 앗아갔습니다. 아인 랜드(미국 우파들의 상징적인 인물)의 정체성 역시 그 혁명 때문에 만들어지게 되었죠. 그녀는 볼셰비키 혁명으로 그의 가족이 파괴되면서 미국에 피난을 오게 됐습니다. 그녀가 자본주의, 개인주의의 상징적인 인물이 된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닌 겁니다. 스파이더맨 역시 그의 삼촌 벤이 총에 맞으면서 탄생했다고 볼 수 있죠. 아인 랜드는 혁명에 의해 파괴된 그의 가족에 의해서 탄생했습니다.

 

저는 만약 누군가가 바이오쇼크를 하면서 배운 게 있다고 한다면, 그건 압제의 악순환이 어떻게 계속 이어지는 지와, 이데올로기라는 것이 현실과 엮이게 되면 얼마나 지저분해 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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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 John Lanchester(영국의 유명 작가)는 런던 책 리뷰 전문 신문에 바이오쇼크에 감상을 썼습니다. 그가 말하길 이정도로 스토리에 야망이 느껴지는 게임을 해 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오쇼크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 점이 한 가지 있다면 이 게임이 단순한 애들 장난이 아닌 진짜 진지한 의미가 있는 게임으로 받아들여 졌다는 것일 겁니다.

 

저는 항상 비디오 게임에는 단순한 오락이 아닌 어떤 깊이와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애플2로 캐슬 울펜스타인을 할때나 시스템 쇼크를 할 때도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한 번도 비디오 게임을 하는 걸 부끄럽게 여겨본 적이 없습니다. 명작게임들을 가리키며 “이거 내가 게임을 하는 이유지.” 라고 말할 필요도 느끼지 못했어요. 저는 그저 게임은 결코 메인스트림이 되지는 못하고 앞으로도 변방에 머물 것 같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Q. 하지만 과거 당신은 바이오쇼크 인피니티가 출시되기 전에 그 게임을 메인스트림에서 받아 주기를 원했습니다. 아마 지금은 그 때와 생각이 달라지셨나보군요.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저는 우리가 대중들에게 다가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콜베어 쇼에라도 나가지 않는다면 게임을 홍보하는 데 한계가 있는 거니까요.

 

제 생각에 오히려 지금이 게임에 대한 인상이 더 나빠졌다고 생각합니다. 게이머들에 대한 인식은 약간 지저분한 게 됐잖아요. 특히 지난 몇 년간은 그런 인식을 개선하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됐죠. 힐러리 클린턴이나 도널드 트럼프를 보세요. “비디오 게임은 악입니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죠. 우리가 하는 일이 정당한 일이라고 말해주는 후보자가 아무도 없었어요.

 

 

Q. 유감스럽지만, 테드 크루즈는 비디오 게임을 합니다.

 

아, 그 사람이 그런 가요? 바로 거기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하고 싶군요. 저는 사람들은 자신이 맞는 지 틀린 지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살아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전 벌써 50살이 넘었어요. 남들의 눈치를 보며 살기에 인생이란 건 너무 짧은 거죠. 저는 비디오 게임이 덕후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것들은 아주 아름답다고 믿고 있죠.

 

만약 누군가가 당신이 좋아하는 것이 의미 없는 것이라고 말하고, 또 당신이 거기에 귀를 기울인다면, 그건 스스로의 인생을 낭비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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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게임을 만들면서 후회하는 점이 있나요?

 

저는 기본적으로 행복한 사람이 아닙니다. 항상 심각한 고민을 갖고 있죠. 그건 미친 생각이라고 할 수도 있을 거에요. 왜냐하면 저에겐 아름다운 아내와 개, 그리고 집이 있기 때문입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아주 좋은 사람들이고, 제가 만든 게임들, 저의 팬들도 아주 훌륭하죠. 그래서 가끔 저도 스스로에게, “대체 어떻게 너가 불행하다고 생각할 수 있어?”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음, 하지만 우리 인간은 기본적으로 비참한 종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우울하고 걱정 많은 뇌를 가진 채 태어났거든요. 그래서 항상 후회로 가득하죠. 그래서 후회하면서, “어떻게 해야 앞으로 게임을 더 잘 만들 수 있을까?” 라고 말하곤 합니다.

 

 

Q. 만약 당신이 다 만족했다면, 아마 다른 것을 만들지 않았을지도 모르죠. 창조는 기본적으로 세계에 대한 불만에서 나오는 것이니까요.

 

제가 정상인이었으면, 그냥 어디 섬 같은 데나 가서 살고 있겠죠. 만약 당신이 무언가를 만들려는 열정이 있다면, 그것이 당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당신을 스트레스 받는 환경에 밀어 넣고, 때로는 가족들과도 떨어지게 만들죠. 실패할 지도 모른다는 비관적인 생각도 하게 만들고요.

 

저는 지금까지는 꽤 경력이 좋은 편입니다. 아직까지 망한 게임을 개발한 적은 없으니까요. 하나 빼곤 말이죠. 우리가 그냥 묻어놓은 게 하나 있습니다. 대중에게 공개하고 싶지 않아서 말이죠. 사실상 거의 묻어버렸죠.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았으니까요.

 

 

Q. 그게 뭐죠?

 

The Lost 라는 게임이었어요. 시스템 쇼크 2를 만든 다음에 바로 만들었는데, 한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죠. 딸이 죽자, 그 여자가 지옥에 가서 딸을 되찾기 위해 악마와 계약한다는 내용이었어요. 

 

 

Q. 이미 개발이 끝난 게임인가요?

 

다 만들어 논 게임이었죠. PS 2와 XBOX로 출시하려고 했습니다. 어딘가에 보관해두긴 했을 거에요. 출시를 하지 않은 이유는 우리가 바라는 기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냥 게임이 별로 였어요. 우리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었습니다.

 

그 게임은 젤다 스타일, 3인칭 액션 게임이었죠. 하지만 절대 젤다같지는 않았습니다. 젤다는 정말 천재적인 게임이에요. 음악으로 치자면 모차르트 수준이죠. 예를 들어 젤다에선 던전을 탐험하다 보면 폭탄을 얻게 되죠. 그리고 폭탄을 얻게 되면 갑자기 벽에 간 금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젤다의 개발자는 저에게 이와 같은 놀라운 게임 디자인을 보여줬습니다! 게임 상의 지상과 지하의 구조 역시도 정말 대단했어요.

 

우리는 바로 그런 게임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제가 디자인하기에 적합한 스타일의 게임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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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 다시 바이오쇼크1 이야기를 하자면, 원래는 게임의 시작을 컷신으로 시작하지 않으려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오직 앤드루 라이언이 “Would you kindly?” 라고 말하는 컷신만을 넣고 싶어했다는게 사실인가요?

 

저의 철학과 관계된 부분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건 그건 다른 문제고, 저는 게임에서 컷신을 쓰는 걸 아주 혐오하거든요.

 

 

Q. 다시 말해서, 바이오쇼크라는, 이데올로기를 주제로 한 게임이 당신의 컷신에 대한 반대 이데올로기 때문에 오히려 더 안 좋은 게임이 될 수도 있었다는 거군요?

 

그렇게 볼 수도 있겠죠. 그건 저만의 게임 디자인 이데올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모든 이데올로기처럼, 그것 역시도 상당히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고 말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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