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리 뉴먼: 모드의 대가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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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gamesTM

 

 

하프 라이프 2 소스 엔진이 대중에 공개되었을 때, 개리 뉴먼은 샌드 박스 모드인 개리 모드를 만들었다. 밸브는 그것이 마음에 들었고, 그와 계약했다. 그리고 이제 올해로 이 게임은 스팀 출시 10주년이 되었다. 

 

 

Q. 게임은 항상 당신 삶의 일부였나요?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게임은 무엇이었나요?

 

저희 가족은 일찍부터, 신클레어 컴퓨터(1985년도에 나온 8비트 탁상 컴퓨터)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 기기로 나온 게임이라면 다 해봤지만 그 중에서도 Dizzy라는 게임을 가장 많이 플레이 했었죠. 저는 그런 식의 어드벤처 게임을 아주 좋아했습니다.

 

 

Q. 자신만의 게임을 만드는 것은 당신이 항상 바래왔던 것이었나요?

 

Dizzy라는 게임은 올리버 트윈스(인터랙티브 스튜디오의 전신)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제가 6~7살 무렵에 12~13살쯤 되는 사람들이 그런 게임을 벌써 만들어 버린 거죠. 그래서 항상 제 마음 속에 게임 개발에 대한 생각은 있었습니다. 항상 ‘저 사람들도 만드는 데, 나도 분명히 할 수 있겠지’ 라고 생각했어요. 

 

 

Q. 언제 코딩에 대한 공부를 하기 시작했나요?

 

음… 아직도 저는 제가 코딩에 대해 다 배웠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배우고 있는 중이죠! 굳이 따지자면 8~9살쯤 제가 글을 읽는 공부를 하던 시점부터 인 것 같아요. 저는 앞서 말한 신클레어 컴퓨터로 문장들을 자주 써보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뭔가가 일어났습니다. 저는 그저 썼던 문장을 지우고, 다시 쓰기를 반복했는데, 정말 거기서부터 뭔가가 시작된 것 같아요. 제 생각엔 당시로썬 미래의 프로그래밍 웹사이트를 미리 접해보는 거였다고 할까요. C++같은 프로그래밍과 유사한 부분들이 정말 많이 있었습니다.

 

 

Q. 당신은 Facewound라고 불리는 게임을 작업한 적이 있었죠. 이 게임은 어떤 게임이고 도중에 무슨 일이 있었나요?

 

그건 좀비를 죽이는 2D 횡스크롤 슈팅 게임 이었어요. 뭐랄까 마리오 vs 하프 라이프 같은 느낌이었죠. 그걸 개발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밸브에서 연락이 오더군요. 개리 모드를 팔아볼 생각 없냐고요. 그래서 그 게임의 개발은 도중에 접어야 했습니다. 힘든 결정이었지만 아무도 Facewound에는 관심이 없고 개리 모드에만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했습니다. 당연한 결정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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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언젠가 다시 그 게임의 개발을 할 건가요?

 

사실 우린 유니티에서 작동하는 버전을 하나 갖고 있긴 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 게임이 재미있는 지 모르겠네요. 또 우리가 그걸 완성할 만큼 신경 써야 하는 지도 모르겠고요. 아마 언젠가 무료로 발매할 수는 있겠죠. 절대로 안 할 거라고는 말 못하겠네요.

 

 

Q. 개리 모드가 우연히 개발되었다는 게 사실인가요?

 

그렇습니다. 원래는 JB모드라는 게 먼저 나왔었죠. 개리 모드 이전에는 모두가 그걸 플레이 했습니다. 하프라이프2가 나오고 나서 소스 엔진이 공개되었는데, 하프라이프 2는 정말 재밌었지만, 저는 그 엔진에 자체에 대해서는 뭔가 해 볼 거리가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당시의 그 엄청난 물리엔진을 모두 보았지만 그 매력을 충분히 즐겼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는 거죠. 게임 상에 정말 많은 오브젝트들이 있었지만, 그것들을 제대로 가지고 놀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소스 엔진 모드가 처음 나왔을 때, 오브젝트들을 생성시키고 하나로 묶는 일들을 하는 것은 정말 재밌었습니다.

 

또한 그 당시 JB모드는 점차 시들해지고 있는 때였죠. 그 모드를 개발한 사람이 WOW에 빠져서 더 이상 업데이트를 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제가 좀 더 열심히 모드 작업을 하게 된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하다보니 점점 만드는 게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걸 알게 됐죠. 거기서부터 스노우볼이 시작됐다고 할 수 있겠네요.

 

 

Q. 언제 사람들이 개리 모드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이것이 인기를 끌게 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사람들은 이미 JB 모드에 푹 빠져 있었기 때문에, 몇몇 분들은 저보고 왜 그걸 카피하려 하냐고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처음엔 좀 공격적인 반응들이었죠. 하지만 개리 모드가 점점 더 좋아지고, 이것이 JB 모드와는 다를 뿐만 아니라 더 발전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개리 모드를 더 선호하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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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리고 밸브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기분이었나요?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정말로요. 저는 지금도 하프라이프 1을 플레이 하던 때가 기억납니다. 처음 지하철을 타고 블랙메사로 들어가는 오프닝 신(화면 하단에 개발진 이름이 계속 나타나는 구간)에 나오는 이름들을 정말 수 백 번은 봤었을 거에요. 그래서 몇 년이 지나고 바로 그 개발진들에게 메일을 보낸다는 것은 정말로 엄청난 일이었습니다.

 

 

Q. 스팀에서 출시가 되기 전까지는, 개리 모드는 무료였습니다. 언제쯤 이게 당신에게 있어 진짜 커리어가 될 거라는 걸 알게 되었나요?

 

우리가 그걸 팔기 시작한 지 1주일 까지는 전혀 몰랐습니다. 한 몇 천장쯤 팔리고 나서, 시들해진 다음에 잊혀질 거라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판매량이 줄어들지를 않더군요. 그 때 깨닫게 되었습니다. 1주일 만에 내가 1년 일해왔던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벌게 된다는 것을요. 개리 모드에 대한 작업을 하지 않고 다른 걸 한다는 게 바보같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Q. 그 시점에 당신 주변의 가족이나 친구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저의 부모님은 지금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 모르세요. 아버지와 이야기를 하면 항상 ‘하루 종일 뭐 하니?’ ‘그래, 컴퓨터를 들여다보면서 키보드나 누르는 거구나?’ 같은 말씀만 하시죠. 제 일에 대해선 잘 모르십니다. 처음엔 제가 하는 일에 대해서 의심도 하셨던 것 같아요. 제가 19살에 개리 모드와 관련한 계약을 하기 전에 스팀 개발자 컨퍼런스에 참석하러 미국에 간 적이 있는데, 그 때도 왜 미국에 가는 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셨죠. 제 생각엔 그 때 당시에 온라인에서 사람들을 괴롭히는 일에 대한 괴담들이 많아서 그분들도 그런 걱정을 하신 것 같아요. 제가 하는 일이 정말 괜찮은 일이라는 것을 부모님에게 납득시키는 데 정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Q. 개리 모드의 가격은 단지 6.99유로로, 2004년 출시 이후 변동이 없습니다. 이 가격으로 파는 것을 어떻게 결정하신 건가요?

 

저는 가격이 어떤 면에서는 겸손함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격을 올리는 걸 이해할 수 없다고 할까요. 처음부터 10달러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이전에는 무료이기도 했고 또 저는 사람들에게 이 게임을 사는 데 엄청난 돈을 요구하고 싶지도 않았어요. 이것과 관련해서 밸브와 미팅을 하던 때가 기억이 나네요. 우리는 모두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는데, 제가 10달러를 제안을 하자 그분들은 유저들이 그 가격에 불만이 있더라도, 그건 지금 먹는 샌드위치보다 싼 가격이라고 말하셨죠. 사실, 전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서 가격을 그렇게 설정하는 게 큰 문제는 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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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당신이 어렸을 때는 코딩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을 테니까, 개리 모드에 대한 작업을 하면서 코딩에 대해 더 배우게 됐다고 말해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예전에 Facepunch 스튜디오에 있던 사람들한테도 얘기했던 적이 있었는데, 저는 처음 두 번째 버전을 만들 때까지 소스 관리를 할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 게임이 오류를 일으키면 그 시점까지의 작업을 모두 삭제하고 다시 시작하는 식으로 일을 했었죠. 그저 다음 번에는 더 깔끔하게 만들 수 있기를 바라기만 했습니다.

 

 

Q. 그런 좌절감은 어떻게 극복했나요?

 

분명히 힘든 일이긴 했지만, 그런 어려움을 느낄 때는 쉬운 일만 했을 때보다 배우는 점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어렵더라도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끝까지 해야 되는 거죠. 그럴려고 하는 거니까요.

 

 

Q. 그 배우는 과정이란 것은 RUST를 개발할 때도 있었던 건가요?

 

(웃음) 저는 우리가 이전 보다는 좀 더 전문가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시행착오가 전보다는 적은 편이죠.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시행착오는 게임플레이에 관해서 입니다. 코딩에 관해서는 제대로 하고 있기를 바랄 뿐이죠.

 

 

Q. 플레이어가 그들이 원하는 걸 만들 수 있는 샌드박스형 게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 생각에 샌드박스형 게임의 매력은 자신만의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고 원하는 것은 뭐든 할 수 있다는 것에 있다고 봅니다. 체스 같은 게임을 한다고 생각해보면, 그건 단지 하나의 게임일 뿐이죠. 물론 그걸 할 수 있는 방법은 아주 많지만 말입니다. 개리 모드 같은 게임은 당신만의 스타일을 고안해 낼 수 있고 그게 질린다면 스스로 모드나 애드온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스팀 워크샵에서 새로운 컨텐츠를 다운받을 수도 있죠. 사실상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이 충분하다면 무한대의 컨텐츠가 있는 셈입니다.

 

 

Q. 올해로 당신이 개리모드를 스팀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지 10년이 됩니다. 10년 전에 당신이 이 게임의 인기와 성공을 예측할 수도 있었을까요?

 

절대 무리죠. 처음 밸브가 저에게 이 게임을 파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을 때 저는 멍청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거든요. 왜냐면 아무도 안 살 거 같았기 때문에 대체 왜 우리가 이것에 대한 비용을 유저에게 청구해야 하는 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밸브에 있던 분들이 정말 끈질기게 스팀에 개리 모드를 올릴 것을 제안해 주셨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제 삶은 지금과는 아주 다르게 풀렸을 수도 있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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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개리 모드 2가 언젠가 나올 수 있을까요?

 

아마 그럴 수 있을 겁니다. 개리 모드라고 불리지는 않겠지만 말이죠. 저는 그 이름이 정말 싫거든요.

 

 

Q. 정말인가요? 당시엔 그냥 아무렇게 이름을 붙인 건가요?

 

그 때는 모두가 수수하고 소박한 느낌을 주는 좋은 이름이라고 말해줬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이름을 거기다 넣는 게 싫었죠. 사람들이 저에게 무슨 게임을 개발하냐고 물어볼 때마다 저는 어쩔 수 없이 제 이름을 말해야 했으니까요… 그건 정말 별로였습니다.

 

 

Q. 그렇다면 과거 그 이름을 안 썼다면 대신에 어떤 이름으로 불렀을 것 같나요?

 

거기에 대해선 저는 정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게 개리 모드의 속편에 대한 이름이 될 것이고 저는 사람들이 그 이름을 미리 선점하는 걸 보고 싶지 않거든요!

 

 

Q. 개리 모드를 만들면서 가장 좋았거나 재밌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많은 일들이 있었죠. 처음 버전을 만들면서 코드를 아예 삭제해버린 일이 아마 가장 웃겼던 일이었던 것 같아요. 또 처음에 제가 개리 모드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했을 때, 밸브 직원분들이 찾아와서 저를 설득한 일도 있었습니다. 그 때 팩스로 계약서를 보냈던 일이 기억나네요. 그 때 그분들이 저에게 팩스가 있냐고 물어보길래, 저는 프로같이 보이고 싶어서 당연히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 후 바로 밖에 나가서 팩스 머신을 사왔고 제가 계약서에 서명한 걸 팩스로 보내려고 했었죠.

 

말은 ‘팩스 보내는 거야 껌이죠’ 라고 했지만 그걸 그만 뒤집어서 보내버렸습니다. 당연히 그쪽에선 빈 종이가 열 장 정도가 출력됐고 저에게 다시 보내라고 했었죠. 물론 저는 이전과 똑같이 했습니다. 그분들이 ‘혹시 계약서가 뒤집어져 있는 거 아니죠?’ 라고 말하기 전까지 4~5번은 그 짓을 반복했을 거에요. 그런 비슷한 일들이 몇 개 있었습니다. 팩스 머신 사용법을 좀 더 읽어봤어야 했는데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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