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지마 히데오: "저는 죽을때까지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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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롤링스톤즈

 

 

Q. 이제 독립해서 회사를 차리셨으니, 예전과는 환경이 많이 달라졌을 것 같습니다. 요새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게임과 세계관을 만드는 것에 대해선 달라진 게 없습니다. 제 전 직장에서 저는 회사의 임원임과 동시에 코나미 개발 함대의 선장이었죠. 저는 배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게 관리해야 할 뿐만 아니라 어디로 가야 성공적일 지 항로도 정해야 했습니다.

 

게임 개발 과정은 여전히 똑같아요. 하지만 예전에 제가 함대를 지휘해야 했다면 지금은 배 한 척만 맡으면 됩니다. 그래서 지금의 저는 배가 잘 작동하고 있는 지, 그 내부를 언제든지 마음껏 들여다볼 수 있죠. 예전에는 사람들이 회사의 방침에 맞게 행동하고 있는 지 확인해야 했지만, 이제는 필요하면 언제든 가고 싶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Q. 개발자로 성공을 거둔 것이 오히려 당신을 지치게 만들지는 않았나요? 여행을 하거나 악기를 배우는 것과 같이 휴식을 취하고 싶은 적은 없었습니까? 

 

저는 죽을 때까지 계속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은퇴해서 낚시나 하며 살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최전선에서 죽을 때까지 젊은 개발자들과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언급하셨듯이, 저는 지난 30년간 힘들게 일해왔습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잠깐 쉬고 싶은 생각이 있기는 했었죠. 사실, 제 가족은 제가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제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그들은 “그럴 시간이 어딨어! 사람들이 네 게임을 기다리고 있다고!” 라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제 게임을 기다려주시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AAA게임을 만드는 걸 멈추지 않기로 했습니다. 휴식에 대해 생각을 하긴 했어요. 아마 단편 영화 같은 걸 하나 만들어 보는 것도 좋았겠지만 결국 게임을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또 제 친구들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제 삶은 제 것이 맞지만, 전세계 팬들의 것이기도 하다고요. 휴식이란 것도 사실 그냥 쉬고 싶다기 보단, 다른 일을 해보는 것에 강하게 끌렸어요. 예를 들어 영화나, CF 혹은 소설을 만드는 것들 말이죠. 게임 대신에 이런 것들을 해보고 싶기도 했었습니다.

 

 

Q. 그러고보니 지난 수 년간 당신은 메탈기어 제작을 잠시 쉬고 다른 것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데스 스트랜딩이 바로 그 새로 만들고 싶었던 것이었나요? 아니면 최근 기예르모 델 토로 같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서 그것에 영감을 받은 겁니까?

 

물론 새로운 회사를 차리면서, 처음 해결해야 할 문제는 바로 무엇을 만들어야 할 지에 대해서 였습니다. 우린 당연히 뭔가를 만들어야 하니까요. 그런데 저는 항상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매일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봤기 때문에 그것들 중 무엇이 더 나은 지 머릿속에서 경쟁을 시킬 정도였죠. 그 중 마음에 드는 거 몇 개를 고민해보다가, 가장 시장에서 먹힐 만한 것, 가장 우리들이 만들고 싶어하는 것을 하나 추려냈습니다. 그게 바로 데스 스트랜딩입니다. 우리가 아주 오랫동안 그 게임을 구상해왔던 건 아니었습니다. 정말 새롭게 떠올린 아이디어였어요.

 

저는 항상 개발자라면 시대에 맞는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세상은 계속 변하니까요. 매일 새로운 뉴스가 쏟아지고, 사람들은 끊임없이 변하죠. 어떤 영화 감독들은 어린 시절에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어른이 돼서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게 좋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어렸을 때 생각한 주제는 지금과는 더 이상 맞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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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과거에 당신은 시사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20년전 당신은 메탈기어 1,2편을 통해 진실보다 거짓이 판치는 미래 세계와 21세기의 정치 환경을 예측했었죠. 현재의 정치 풍토는 당신에게 어떻습니까? 

 

물론 저는 지금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현재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면 과거와 미래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되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중요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앞으로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지, 앞으로 어떤 세계를 만들어 나갈지를 보여줄 수 있어야겠죠. 저는 정말 지금의 정치판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미국 정치에 대해서요. 요새 정치는 보수쪽으로 기우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미국도 그렇게 될 거 같아서 걱정이에요.

 

 

Q. 최근 작업한 사일런트 힐즈와 지금의 데스 스트랜딩을 보면 당신은 어두운 분위기의 게임을 만드는 쪽에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이건 최근 몇 년간 당신이 고통받았던 것을 반영한 것인가요? 아니면 그냥 그런 쪽이 좋은 건가요?

 

특별히 어두운 게임에 빠진 건 아닙니다. 데스 스트랜딩은 호러 게임이 아니에요. 저는 그저 이 게임이 아주 독특하게 보이길 원합니다. 전에 본 적이 없었던, 좀 더 예술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싶어요. 일부러 어두운 분위기를 추구하려는 건 아닙니다.

 

 

Q. 데스 스트랜딩을 개발하기 전에 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단편 영화를 만드는 거라고 하셨었죠. 과거에는 비디오 게임을 선호한다고 하신 적이 있는데, 그 이유로 거기에서만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영화를 아주 좋아합니다. 그래서 언젠가 때가 되면 영화를 정말 만들고 싶어요. 하지만 저는 아직도 영화와 게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상호작용의 유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게임을 만들 때 사람들이 게임이라는 매체 안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전달하는데 중점을 둡니다. 제가 만약 영화를 만든다면, 저는 영화가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겠죠. 그건 게임과는 아주 다르게 될 겁니다. 또 저는 헐리우드에서도 많은 제안을 받고 그에 대해 대화도 나눴지만, 지금은 오직 데스 스트랜딩을 만드는 데에만 전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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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데스 스트랜딩은 게릴라 게임즈의 데시마(DECIMA) 엔진을 이용해서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엔진이 당신으로 하여금 과거보다 더 빠르게 작업을 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까? 또 새로운 툴과 기술로 인해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업할 수 있게 된 게 있나요?

 

물론 말씀하신 면에서 새로운 엔진이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사실 가장 좋은 건 자체적인 엔진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야 완전히 그것을 활용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러려면 시간이 적어도 5년은 더 걸릴 겁니다. 당신도 알다시피, 저는 세계 각지에서 쓸 만한 엔진을 찾으러 다니다 결국 데시마 엔진을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제 그걸 쓰기로 했으니, 따로 엔진을 만들러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죠. 앞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 겁니다. 

 

또 우리가 게릴라 게임즈의 엔진을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그들과 같은 타입의 게임을 만들지는 않을 겁니다. 그래서 그 엔진에 몇 가지 기능을 추가하고 수정하려고 해요. 그리고 그렇게 수정한 점들을 다시 게릴라 게임즈에 전달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함께 더 강력한 엔진을 만들 수 있겠죠. 원래는 그냥 사용만 하기로 돼 있었는데, 게릴라 게임즈 측에서 “그러지 말고, 같이 만들어보죠. 함께 이 엔진을 더 좋게 만들어 봅시다.” 라고 먼저 제안을 해줬어요. 그래서 그들과 엔진을 개선하는 작업도 같이 할 겁니다. 같은 엔진을 가지고 두 회사가 작업을 할 테니, 두 배 더 빠르게 개선할 수 있겠죠.

 

 

Q. 당신은 어떻게 매즈 미켈슨, 노먼 리더스, 기예르모 델 토로 같은 인물들을 3D모델로 그럴듯하게 만드는 건가요? Kingsglaive나 스타워즈: 로그 원 같은 경우도 “불쾌한 골짜기”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데 말입니다.

 

당신이 언급한 영화에 힘을 불어넣는 CG 기술과 우리가 쓰는 기술은 같습니다. 그들과의 차이점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애정” 이라고 생각해요. 무슨 말이냐 하면, 일단 배우들을 스캔해서 자료를 만들고 나면 그 이후는 가능한 한 그들을 멋지고 현실적이게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감정을 쏟아붓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우리들은 그 배우들과 캐릭터들에 대해 정말 애정을 가지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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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당신이 만든 게임들은 제4의 벽을 깨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게임 안에서 플레이어들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죠. 이러한 특징은 어디에서 기인한 건가요?

 

사람들은 보통 거실에 앉아서 컨트롤러를 잡고 게임을 합니다. 게임 자체는 모니터 안에 있는 것이죠. 하지만 저는 플레이어의 주변 환경이 게임의 일부가 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컨트롤러 진동 기능을 많이 썼고 메탈기어 시리즈에서는 메모리 카드를 이용한 장치를 포함시킨 적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증강현실을 구현해보려고 한 거죠. 모니터에서 비춰지는 게임과 당신이 실제 있는 환경이 서로 합쳐지는 것 말입니다. 메탈기어 시리즈 내에서 사용되는 코덱 주파수를 패키지 뒷면에 박아 넣은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 입니다. 앞으로는 전에 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을 쓰고 싶지는 않아요. 하지만 계속 제4의벽을 깨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저는 항상 다른 사람이 해 본 적이 없는 것들을 최초로 시도하는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요.

 

 

Q. 제가 지금까지 데스 스트랜딩을 지켜 본 느낌은, 분위기가 마치 유럽 영화처럼 진지하고 무겁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게임에서도 당신의 이전 게임들처럼 재미있는 유머들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요?

 

유머는 게임에서 굉장히 중요하죠. 게임의 사이즈가 크다면 사람들은 많은 시간을 플레이 하게 됩니다. 데스 스트랜딩 역시 큰 사이즈의 게임이죠. 플레이어들은 필연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개발자들은 그런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고난들을 헤쳐 나아가게 만들어야 하죠. 이럴 때 유머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겁니다. 그런 고난들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데 도움이 되는 거죠. 그래서 우리는 이번 게임에도 유머를 넣을 생각입니다. 하지만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헤치지 않을 정도로만 넣을 생각이에요. 적당한 수준으로 할 겁니다.

 

 

Q. 그간의 당신의 커리어를 보면 커트 러셀부터 멜 깁슨, 매즈 미켈슨 그리고 노먼 리더스까지 많은 배우들이 당신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남자 배우들인데, 당신이 존경하는 여자 배우는 누가 있을까요?

 

지금 저는 엠마 스톤이란 배우에 푹 빠져 있습니다. (웃음) 그 외에도 좋아하는 여배우들이 많습니다. 엑스 마키나의 알리시아 비칸데르도 그 중 한 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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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시아 비칸데르

 

 

Q. The Man From U.N.C.L.E. 이란 영화를 보신 적 있나요?

 

네. 저는 가이 리치를 좋아하거든요. 알리시아 비칸데르 역시 좋아하는 배우고요. 하지만 지금 당장은 엠마 스톤이 더 좋습니다. 라라 랜드 때문이죠. 전 라라 랜드를 세 번이나 봤습니다.

 

 

Q. 당신의 사고 방식에 영향을 준 영화가 있나요? 최근 데스 스트랜딩의 트레일러를 보면 과거 당신들의 작품과는 다른 관점의 변화 같은 게 느껴집니다.

 

그렇게 느끼셨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저는 모든 종류의 영화를 다 좋아합니다. 메인스트림 영화들부터, 예술 영화들까지 말이죠. 그래서 어떤 특정 영화가 제 사고방식에 영향을 줬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네요. 저는 그저 영화를 좋아할 뿐입니다. 니콜라스 빈딩 레픈이나 기예르모 델 토로 같은 영화 감독들도 좋아하죠. 이들은 메이저 영화나 독립 영화들을 많이 작업해 왔으니까요. 그들은 자신들만의 아이디어로 이야기를 써내고 그것을 그들의 예술적 감각과 결합시킬 줄을 압니다. 저 역시도 감독으로써, 이런 것을 할 줄 아는 감독들을 좋아하죠.

 

 

Q.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역시도 좋아하는 영화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 영화를 18번이나(오역 아님) 봤습니다! 흑백 버전도 특별 시사회에서 봤었죠.

 

 

Q. 그 흑백 버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흑백이라 색깔이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게 봤습니다. 무슨 이유에선지는 모르겠는데, 원래 영화에는 없는 색깔이나 냄새, 소리까지도 느낄 수 있었어요. 아마 하도 많이 봐서 마음속에서 상상이 됐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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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당신의 게임을 흑백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게임 전체를 그렇게 만드는 건 좋을 것 같지 않습니다. 일부만 그렇게 만들 순 있어도요.

 

 

Q. 지난 수 년간 당신은 게임 내에서 플레이하는 가상현실 미션들을 넣어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VR란 기술은 실제 구현가능한 단계까지 왔습니다. 이 신기술이 보여줄 잠재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 생각에 VR은 단지 게임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을 바꿔 놓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초의 영화는 뤼미에르 형제가 만들었죠. 당시엔 흑백에 소리도 없었지만, 이후에 음향, 색깔이 구현되고 나중엔 3D로까지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스크린 내에서 일어날 뿐이었어요. 우리의 문화도 영화의 그 사각 프레임을 받아들이도록 조정된 겁니다. TV, 전단지, 옥외 광고판, 당신의 스마트폰까지 모든 것들이 일정한 틀 안에서 존재하죠.

 

그런 프레임을 깬 것은 VR이 최초입니다. 그리고 교육이나 심지어 레스토랑에서 주문을 하는 방법에까지 있어 VR은 우리 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칠 겁니다.

 

 

Q. VR이 메인스트림 문화에까지 진출하려면 앞으로 어떤 개선점들이 필요할까요? 

 

일단은 머리에 써야 하는 그 무거운 것부터 제거해야겠죠. 제 말은 꼭 그것만 말하는 게 아니라 VR을 사용하는데 필요한 그 프레임 전체를 말하는 겁니다. 그 프레임을 없앨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우리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게 되겠죠. 지금 VR이라고 하면 게임을 먼저 떠올립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미래에는 아주 다양한 분야에 VR이 쓰일 겁니다. 게임은 VR이란 거대한 우산아래에 있는 하나의 장르 정도가 되겠죠.

 

다음 번 우리가 인터뷰 할 때는 스카이프가 아니라 VR을 통해서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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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 과거에 저는 당신에게 비디오 게임을 예술로 여기냐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당신은 아니라고 하셨죠. 그 이유로 게임은 상호작용에 중점을 둔 반면 영화는 수동적이지만 예술적인 면을 넣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비디오 게임은 그때보다 많이 진화해서 좀 더 영화처럼 되었죠. 지금도 그때와 생각이 같으신가요?

 

제 생각에 얼마 지나지 않아, 게임과 영화는 서로 합쳐질 겁니다. 또한 요새 영화와 게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서로 호환이 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서로의 강점을 쓸 수가 있는 거죠.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영화는 상호작용이 없는 반면, 게임은 있다는 겁니다. 게임은 마치 산업 디자인과 같아요. 산업 디자인에서는 사람들이 제품과 교감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제품을 디자인해야 하죠. 그 점이 영화와 게임의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하지만 아까 이야기했던 VR이 프레임을 파괴한다던 그런 일은, 영화에서도 똑같이 일어날 겁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영화는 스크린이 아닌 어디에서나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되어야 할 겁니다. 그렇게 디자인을 해야겠죠. 게임 개발자가 플레이어를 고려하며 디자인하는 것과 같은 마인드로 영화를 디자인해야 되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앞으로 영화와 게임은 같은 형태의 엔터테인먼트가 되겠죠.

 

 

Q. 대부분의 영화는 길어야 2~3시간 입니다. 당신은 2~3시간짜리 게임 역시도 사람들을 만족시켜주고 그들의 기억에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네, 제 생각에는 가능합니다. 영화는 보통 두 시간이죠. 또한 영화 자체도 따지고 보면 전체적인 영상 시스템의 일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팝콘과 음료수를 사고 영화관에 앉아서 2시간을 보내는 것이 그 일부이듯이 말이죠. 하지만 당신도 알다시피, 사람들은 점점 영화관이라는 공간을 떠나서 넷플릭스나 Hulu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영화와 같이 긴 포맷을 떠나서 좀 더 짧은 대신에 여러 시리즈로 보는 트렌드가 오는 것 같아요. 각각의 에피소드는 짧아졌지만 다 합치면 영화보다 더 길어지는 거죠.

 

게임 같은 경우 지금, 보통 100시간 정도의 플레이타임을 가진 큰 게임을 만들려면 3년 이상이 걸립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게임 역시도 영화처럼 에피소드 형식으로 변하게 될 겁니다. 즉, 규모가 더 작아지는 대신에 꾸준하게 나오는 방식으로 변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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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온라인 스트리밍 사이트 'Hulu'

 

 

Q. 지금은 고화질 TV시리즈와 영화 프랜차이즈까지 스토리 텔링을 하는데 있어 에피소드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제작기간이 짧다는 점을 빼고, 큰 사이즈의 게임을 에피소드로 나누는 방식은 어떤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건 사람들의 최근 문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영상을 5분 이상 안 봅니다. 5분이 그들에게 있어선 다른 걸로 넘어가기 전까지 견딜 수 있는 최대한의 시간인 것이죠. 이런 시청자들을 만족시키려면 우리도 이제 새로운 스타일의 스토리텔링 기법을 써야 하는 겁니다. HideoTube라고 제 유튜브 영상에 대해 들어보신적이 있나요? 요즘 유튜브를 하는 사람들은 다 통계 분석 툴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은 저에게 “영상은 항상 3분짜리로 만들고, 그걸 매일 하는 게 좋아요.” 라고 충고하곤 합니다. 그런데 저는 별로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냥 50분짜리 영상을 올리곤 했죠. 그런데 데이터를 보니, 3분이 지나고 나자 사람들의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게 보이더군요.

 

 

Q. 당신이 옛날에 개발한 게임인 Boktai의 GBA(게임 보이 어드밴스) 태양 센서를 디자인한 사람에 따르면, 당신은 종종 게임기를 볼 때 좀 더 창의적으로 쓸 법한 방안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닌텐도 스위치는 어떤 것 같습니까?

 

당신은 아마 “Transfarring” 이라는 우리가 만들어낸 신조어에 대해 들어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것은 PS Vita와 PS3사이에 데이터를 이전할 수 있게 만든 기술이었죠. 저는 스위치가 이와 같은 면에 있어서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고 봅니다. 집에서만 하던 게임을 이동하면서 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게 스위치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예를 들어, 영화나 드라마는 어떤 장치에서든 볼 수 있죠. 집에서 볼 수도 있고 이동중에도 볼 수 있습니다. 게임도 같은 방향으로 가게 되는 거죠. 이런 부분에 있어 그간 클라우드 기술은 게임에 충분히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디어 자체는 틀리지 않았어요. 그리고 이제 바로 그점을 닌텐도가 이용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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